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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5
한국 장로교, 정체성을 말하다 ①
정체성의 근간, 신앙과 신학
-말씀 중심의 개혁, 전통이 됐다-

장로교회는 개혁교회의 한 형태이고 장로교회의 신학은 '개혁신학'이다. 개혁교회의 첫 번째 신학자는 취리히의 종교개혁자 츠빙글리(Huldrich Zwingli)이고 개혁신학의 기초를 완성한 이는 주네브의 종교개혁자 칼뱅(Jean Calvin)이다. 따라서 장로교회의 신학 즉 개혁신학이 무엇인가 하는 이해는 16세기 종교개혁운동의 핵심적인 사고들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종교개혁운동의 핵심적인 사고는 세 가지 구호로 요약돼 왔다. 즉 '오직 믿음으로(sola fide)', '오직 은혜로(sola gratia)',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것이다. 이런 사고들은 모두 로마 가톨릭의 교리들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위의 세 구호 중 두 가지 즉 '오직 믿음으로'와 '오직 은혜로'는 구원론과 관계된 것들이다. 즉 우리가 의롭다 함을 얻는 것, 우리가 구원 받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 그리고 '오직 은혜로' 되는 것이라는 성경적 이해이다. 이것은 구원을 위해 선행을 강조한 로마 가톨릭의 교리를 거부하는 것이다. '구원을 받으려면 믿음만으로는 안 되고 선행을 많이 해야 하며, 자기의 구원을 이루기에 충분하고도 남는 공덕을 쌓은 성자들의 잉여분의 공덕은 교회에 비축되고, 교회에 헌금을 하거나 면죄부를 사면 그만큼 교회에 비축된 잉여분의 공덕에 힘입어 연옥에 가서 지낼 기간의 얼마를 탕감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교리였다. 그런 교리가 종교개혁자들에게 있어서는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 율법의 행위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다 하심을 얻을 육체가 없나니… 그러므로 사람이 의롭다 하심을 얻는 것은 율법의 행위에 있지 않고 믿음으로 되는 줄 우리가 인정하노라(롬1:17, 3:20ㆍ28)" 한 성경의 가르침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것이었다.

'오직 믿음으로'라는 구원관은 결국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라는 구원관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로마 가톨릭의 '선행에 의한 구원' 교리나 '공덕주의' 교리, 그리고 이와 연관된 '면죄부' 교리는 우리의 구원을 위해 중보적 능력을 가졌다는 많은 성자들을 만들어냈고, 그 정점에 성모 마리아를 두게 됐다. 로마 가톨릭의 '마리아론'은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를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인류의 공동대속자(coredemptrix)로 추앙하며 기도와 찬양의 대상으로 삼게 됐던 것이다. 종교개혁자들의 '오직 예수 그리스도로'라는 구원관은 이런 로마 가톨릭의 마리아론이나 성자숭상의 관행을 거부하는 것이었다. 종교개혁자들은 "다른 이로써는 구원을 받을 수 없나니 천하 사람 중에 구원을 받을 만한 다른 이름을 우리에게 주신 일이 없음이라(행4:12)"고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행4:8)" 행한 증언을 그의 자칭 계승자들이 지어낸 말보다 더 믿었던 것이다.

그러나 '오직 믿음으로'의 신학은 선행이나 의로운 삶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조하는 것이며, 단지 그것들을 구원의 조건이나 수단으로 여기지 않을 뿐이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 선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을 받았기 때문에 선행을 하는 것이다. 택하심을 받고 믿음을 가진 이들에게 당연히 뒤따르는 결과가 선행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사역은 믿음을 주시고 그 믿음 때문에 의롭다고 선언하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믿음에 걸맞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선을 행하며 의롭게 살게 하시는 성화의 역사로 계속되는 것이다. 성화의 삶은 구원 받은 열매이며 표지이고 증거이지 결코 구원의 전제나 수단이 아니다. 칭의와 성화는 모두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다.

'오직 믿음으로'라는 개신교의 핵심교리는 '행위에 의한 구원'이라는 비성경적 교리를 배격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믿음을 또한 하나의 행위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오직 믿음으로 구원 얻는다'는 말은 '내가 잘 믿어 구원받는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잘 믿으면 구원받고, 못 믿으면 구원받지 못한다'는 것은 율법주의로의 회귀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잘 믿는지 아닌지를 보시고 이에 따라 구원의 여부를 정하신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믿기도 전에 우리를 택하셨다. 그리고 그 택하심을 따라 정해진 때에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고, 당신께서 주신 그 믿음만을 보시고 우리를 의롭다 하시며, 또 성령의 역사로 우리를 실제로 의로운 존재들로 날마다 조금씩 변화시켜주시는 것이다. 따라서 구원의 모든 과정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이다. '오직 믿음으로'라는 말은 그러므로 '오직 내가 잘 믿어서' 구원 얻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로 하여금 믿게 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역사로 인해' 구원을 얻는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여기서 '오직 믿음으로'의 신학은 자연스럽게 '오직 은혜로'의 신학일 수밖에 없음이 드러난다. '오직 은혜로'라는 사고는 '신인협력설' 혹은 '공역사상' 즉 우리의 구원이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만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의지와의 협력으로 이루어진다는 로마 가톨릭의 주장을 배척하는 것이다. 앞서서 믿음이 또 하나의 행위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거니와 그것은 믿음이 우리 자신의 의지와 결단과 노력의 산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 2장 8~9절에서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 행위에서 난 것이 아니니 이는 누구든지 자랑하지 못하게 함이라"고 말한 대로 믿음은 하나님께서 택하신 이들에게 주시는 은혜의 선물이고, 우리가 스스로 믿어 구원 얻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택해주시고 믿게 해주시는 것이며, 따라서 우리의 구원은 하나님의 은혜와 우리의 의지가 협력해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하나님께서 은혜로 행하시는 일이라는 것이 종교개혁자들의 확신이었다.

직접적으로 구원론에 관련된 것은 아니나 종교개혁운동의 한 핵심 사고로 구호화한 것이 '오직 성경으로'이다. 이것은 '교회의 전통'에 성경과 같은 권위를 부여한 로마 가톨릭의 신학에 맞서는 것이다. 즉 오직 성경만을 진리의 원천과 규범으로서 인정하는 것이다. '오직 성경으로'는 그 자체가 하나의 신학사상이기도 하지만 또한 하나의 신학방법론이기도 하고 하나의 신앙개혁의 방법이기도 했다. 종교개혁자들은 '원천으로 돌아가자(ad fontem)'는 당대의 문예부흥과 인문주의의 방법론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중세교회의 해석의 굴레를 벗어던지고 히브리어와 헬라어로 된 원문성경을 각 나라 말로 번역하고 출판해 보급함으로써 모든 사람이 직접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오직 성경으로'의 신학은 성경을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듣는 노력이었으며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나며 우리의 하나님 경배와 신앙의 이해를 오도할 수 있을 모든 오류들을 철저히 제거하려 했던 신앙개혁운동이었다. '개혁교회'만 종교개혁운동으로부터 유래된 교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유독 개혁교회에 '개혁'이라는 호칭을 붙인 것은 바로 이 교회들이 성경의 모든 증언과 가르침에 충실하려고 했으며, 따라서 그 교회들의 개혁운동이 총체적이고 철저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항상 개혁하는 교회, 그것이 바로 장로교회의 전통이다.

- 한국기독공보 3055호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