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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로교단들 “신학은 달라도 연합은 가능하다”
한장총 산하 지도자 초청 간담회서 연합과 일치 논의
칼빈 5백주년을 맞아 한국장로교총연합회(대표회장 김요셉 목사, 이하 한장총)를 중심으로 연합의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지속적인 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지도자 초청 간담회가 17일 오후 서울 대치동 서울교회(담임 이종윤 목사)에서 개최됐다.

한장총 산하 각 교단 주요 임원들과 임원들이 추천한 신학자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는 4차례의 발제와 토론을 통해 연합과 일치에 대한 당위성과 실제적인 방안들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서로간의 ‘다름’이 주로 신학적 차이에서 기인함을 인정하고, 이러한 차이가 ‘잘못’이 아니며, 차이 가운데서도 얼마든지 연합이 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이종윤 박사, 박경수 박사(장신대), 정일웅 박사(총신대), 이승구 박사(합동신대) 등이 발제했다.

“두 교단 연합하다 세 교단 되는 전철 밟지 말아야”

‘장로교 정체성 회복과 연합을 위하여’를 주제로 발제한 이종윤 박사는 “한국 장로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사도신경과 함께 모두 헌법에 공유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고, 이는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교회라는 사실”이라며 “우리는 개혁주의 신학을 정리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위에 하나된 교회를 세울 수 있고, 이러한 잃어버린 처음 신앙을 찾는 것이 장로교 정체성 회복을 위한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실제적인 연합과 일치를 위한 방안으로는 ‘3단계론’을 제시했다. 장로교 목회자 재교육과 전도전략, 각 교단 장로회 활동 등을 연합해서 진행하는 것을 1단계로, 신학적 입장 차를 인정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상대방의 신학과 신앙자세에 부정적이고 비난하는 태도를 지양하고, 같은 지역 장로교회 간 연합사업, 총회시 공동 개회예배 추진 등을 2단계로, 한국교회 일치를 방해하는 국제기구 연대활동 잠정적 보류와 신학교간 교수 및 학생교류, 장로교단 연합신학대학 창설 등을 3단계로 연합하자는 것이다.

‘한국 장로교회 일치를 위한 칼빈의 유산’을 발제한 박경수 박사는 먼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펴낸 <칼빈>의 한 논문에 ‘분열은 한국장로교회와 개혁교회의 현저한 특징’이라고 실린 글을 언급하면서 “외국 학자들의 눈에 비친 한국 장로교회의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다”며 “일부 사람들은 개신교가 처음부터 분리주의적 경향에서 시작됐으므로 종교개혁자들은 모두 분파주의 성향을 지니고 있다는 엉뚱한 편견을 갖고 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박 박사는 “오늘 한국 장로교회 분열상은 일종의 스캔들”이라며 “한국교회가 사회 앞에 예언자적 목소리를 말하려면 교회분열의 약점을 극복하는 일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칼빈의 교회일치 원칙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칼빈이 밝힌 교회일치 원칙으로 박 박사는 △말씀과 성례 △본질적 교리와 비본질적 교리의 구분 △그리스도와 말씀진리 등을 제시했다.

이승구 박사는 ‘한국장로교 정체성 회복과 일치를 위한 현실적 제언’ 발제에서 한국 신학계의 주요 흐름인 신정통주의적 입장을 지닌 교단들끼리, 정통주의적 개혁신학을 표방하는 교단들끼리 먼저 하나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물론 이런 연합과 일치의 노력에서 우리는 기도하면서 조심스럽게 노력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두 교단이 연합하다 결국 세 교단이 되는 전철을 되밟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결방안으로는 “해묵은 말이지만 결국 사람이 문제”라며 “모든 교만이 제거되고 우리의 욕심이 제거된 그곳에서만 진정한 일치의 길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열 책임 누구에게” vs “과거 따지면 연합 못해”

이어진 토론에서는 ‘연합과 일치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장로교회 연합의 당위성’,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까’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이야기했다. 참석자들은 “큰 교단들이 먼저 양보하는 희생이 있어야 한다”, “다르다는 것이 꼭 잘못된 것인가”, “과거 잘못을 계속 따진다면 연합할 수 없다”, “분열의 책임이 어느 교단에 있는지 규명이 먼저 필요하지 않느냐”는 등 다양한 의견들을 주고받았다.

양낙홍 교수(고신대)는 연합의 방안에 대해 주로 ‘합동’이라는 이름을 앞에 내세우는 개혁주의 신학 표방 교단들끼리 먼저 통합을 이뤄내고, 이후 통합·기장 교단과 순차적으로 연합하자는 의견을 냈다. 문병호 교수(총신대)는 “모두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지만, 그리스도를 누구로 고백하느냐는 모두 다른 것 아니냐”며 신학적인 문제를 결국 내놓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설교한 김의환 박사(전 총신대 총장)는 “핵심적인 이슈들을 각자 유리한 대로가 아닌 허심탄회하게 얘기해야 한다”며 “예전보다는 지금 연합활동이 더 잘 되고 있는만큼, 신학적 차이 때문에 일치까지는 어려워도 연합을 위해 계속 운동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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