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중 공자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나라가 튼튼하려면,
첫째 식량이 넉넉해야 하고
둘째 군비가 충실해야 하며
셋째 공신력(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만일 한 가지를 빼야 한다면 군비요, 또 하나를 빼라고 하면 식량이다. 즉 나라가 든든히 서기 위해서는 경제력, 군사력, 공신력이 다 중요한데 하지만 그 중 하나만 있어야 한다면 바로 공신력 즉 “믿음”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믿고 있는 신앙의 공동체인 교회도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십계명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허락하신 것으로, 선민 백성 이스라엘의 나라와 조직을 세우며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다른 모든 계명들의 근간이 되는 기초가 되는 법입니다. 법으로 보면, “헌법”에 해당됩니다.
헌법은 언약 백성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신과 가치가 여기에 담겨 있습니다. 이 법의 효력은 영원한 효력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이것을 정언명령, 즉 반드시 지켜야 하는 도덕적 명령입니다. 지켜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 지켜야 하는 법입니다. 이 법에서 유대인들의 모든 율법들이 확대되었습니다.
십계명은 두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첫째 1, 2, 3, 4계명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수직적인 관계의 규정이며,
둘째 5, 6, 7, 8, 9, 10계명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수평적인 관계의 규정입니다.
즉, 오늘 본문 중 출애굽기 20장 3절은 대신(對神)관계를 로마서 13장 8-10절은 대인(對人)관계를 나타내는 본문입니다.
출애굽기 20장 3절,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
이는 어원적으로 '하나님의 얼굴과 우리의 얼굴 사이에는 어떤 것도 두지 말라'는 뜻입니다.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는 것은 철저한 신뢰와 믿음을 의미합니다.
오늘 물질만능주의 시대, 맘몬이 지배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우리가 지닌 탐욕과 탐심대로 살아가지 말고, 하나님과 대면하여 살아가는 자로 서도록 요구합니다. 신뢰와 믿음의 관계를 가장 중요한 신앙의 덕목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로마서 13:8-10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 간음하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탐내지 말라 한 것과 그 외에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그 말씀 가운데 다 들었느니라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믿음의 공동체를 세우는 최소한의 규칙이 십계명의 내용과 더불어 이 본문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십계명의 모든 수평적인 계명들이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에 다 들었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믿음의 성도들이 서로 '사랑하면'은 수평적 계명들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심지어 이웃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말씀합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13장 8절 말씀에서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피차 사랑의 빛’에서 사랑은 바로 ‘아가페’ 사랑입니다. 바로 하나님의 사랑, 즉 우리가 무조건 외부로부터 공급받는 사랑이며 절대 갚을 수 없는 빚입니다. 일만달란트 탕감 받은 우리는 우리에게 백 데나리온의 빚진 자를 용서하도록 말씀합니다.
이렇게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지키며 완성하는 자요, 스스로 하나님의 사랑의 빚을 탕감 받고 남의 사랑의 빚을 용서한 자이며, 이것이 수평적인 공동체의 신뢰와 믿음으로 나타납니다.
교회는 일반 세상 조직이나 국가와 다릅니다. 근본 기초부터가 다릅니다.
1. 우리 개개인은 먼저 하나님 앞에서 얼굴과 얼굴을 대면하는 신앙인으로 신뢰를 바탕으로 서야 합니다.
2. 하나님의 아가페 사랑으로 사랑의 빚을 진 우리는 우리에게 잘못한 자들과 세상을 용서하고 사랑해야 합니다.
사랑의 빚을 서로에게 지고 지우는 역할을 감당할 때에 우리 안에 믿음과 신뢰가 상호 이루어져서 흔들리지 않고, 무너지지 않는 신앙 공동체를 유지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성도들이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지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용서와 사랑을 서로 베푸셔서 하나님이 원하시는 믿음의 공동체를 세워나가시길 바랍니다.
조원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