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버이주일입니다. 어버이주일은 부모님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하고, 부모님이 보여주신 섬김과 정성에 대해 공경의 마음을 드리는 뜻깊은 날입니다. 고사성어 중 반포지효(反哺之孝)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 진나라 왕이 덕망 있고 학식 깊은 어느 선비에게 높은 벼슬을 내렸는데 그가 관직을 맡을 수 없다고 공손히 거절했습니다. 왕이 이유를 묻자 그가 늙고 병든 할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본인 외에는 돌봐 줄 사람이 없기에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날까지 봉양을 하도록 허락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 때 신하가 비유를 든 것이 까마귀의 이야기입니다.
까마귀는 알에서 깨어나 부화한 지 60일 동안은 어미가 새끼에게 먹이를 주지만, 새끼가 다 자라면 그때부터는 힘이 부치는 어미를 위해서 자식이 힘을 다해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들은 진나라 왕은 효심에 크게 감동하여 상을 내리고 ‘자식이 어버이의 은혜에 보답하는 효성’을 이르는 뜻으로 '반포지효'라 칭했습니다. 이처럼 부모님의 은혜에 아름다운 헌신으로 보답하는 자녀의 효는 동서고금 귀감이 됩니다.
성경에서는 부모님을 존귀하게 여길 것을 늘 강조합니다. 십계명 중 5번째 계명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입니다. '공경'은 ‘남을 대할 때 몸가짐을 조심스럽게 하고 받듦’을 말합니다. 즉 부모님을 향한 우리의 태도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단정해야 하며 존경과 사랑의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 비로소 하나님께서 땅의 유업과 생명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축복을 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성경은 ‘너를 낳아준 아버지에게 순종하고 늙은 어머니를 업신여기지 말아라’(잠 23:22)고 말씀하십니다.
현대사회의 문화가 급변하여 가정의 가치관도 변화되고 실용성을 강조하는 세상논리 때문에 전통의 아름다운 효 개념도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우리는 지난 세대 힘겨운 민족 역사의 한 가운데를 관통하며 오늘의 역사를 만들어 주신 부모님들께 대한 존경과 공경의 중심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은 윤리의 차원 이전의 신앙적 차원이며 하나님께서 정하신 천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키우시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신 부모님들, 우리나라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해 헌신하셨던 앞선 세대들의 수고와 업적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부모님에게 순종하고 공경하라고 명하는 것입니다.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을 우리 모두 간직해야 합니다.
어느 어버이날,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읽었던 시 한 편이 있습니다. 박목월 시인의 ‘어머니의 눈물’입니다.
회초리를 들긴 하셨지만
차마 종아리를 때리시진 못하고
노려보시는
당신 눈에 글썽거리는 눈물
와락 울며 어머니께 용서를 빌면
꼭 껴안으시던
가슴이 으스러지도록
너무나 힘찬 당신의 포옹
바른 길
곧게 걸어가리라
울며 뉘우치며 다짐했지만
또다시 당신을 울리게 하는
어머니 눈에
채찍보다 두려운 눈물
두 줄기 볼에 아롱지는
흔들리는 불빛
어머니 아버지들의 이 사랑으로 오늘 우리가 존재합니다. 어버이주일, 부모의 사랑과 은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며, 나 또한 자녀들에게 아름다운 신앙의 본을 보이며 살리라 다짐하는 축복의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손달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