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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오늘 5월의 첫 주일은 한국교회가 지키는 어린이주일입니다. 이번 어린이주일은 어린이날과 겹치며 오늘은 더욱 기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날입니다. ‘어린이’라는 단어는 어린이날의 창시자인 소파 방정환 선생이 처음 사용한 단어로 알려졌습니다. ‘어린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전까지 ‘아이’, ‘애’, ‘애들’이라고 불렸습니다. 이 호칭들은 ‘어른’이라는 단어의 대치어로서 어린이들은 그저 어른이 되기 전의 상태, 미완의 상태, 어른에게 종속된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당시에는 소수의 특별한 계층을 제외한 대부분의 어느 정도 성장한 어린이들은 곧바로 생업에 투입되어야 했습니다. 논과 공장으로 뛰어든 어린이들은 현장에서 몸과 마음에 힘겨운 노동에 시달려야 했고 온갖 무시와 천대를 받았으며, 인격체로써 존중받지 못하였습니다. 소파 방정환 선생은 당시의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보호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의 상황을 지켜보며 어린(나이가 적은) + 이(높임 표현)라는 단어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어린이를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우하고 그들의 인격을 소중히 여기며 나라의 주역이 될 아이들이 희망차고 씩씩하게 자랄 수 있도록 꿈과 희망을 심어주자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예수님 당시 그리스 로마 시대에도 어린이는 매우 낮은 대접을 받았습니다. 로마인들은 그들의 자녀에게 이름 대신 번호를 붙여 부르기도 하고 어린이들은 인구수의 계산에 포함되지도 못했습니다. 당시 어린이란 경제적 수단에 불과했거나, 인간 본연의 가치와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심하면 순결하고 순수한 어린이를 신과 인간의 매개체로서 주술적인 행동의 도구로 사용하는 악한 관습이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과 예수님은 어린이들을 그렇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구약성경 에스라 10장 1절, 대하 20장 13절 등 말씀 곳곳에 하나님 앞에 예배하러 나온 회중 가운데 어른들뿐만 아니라 어린이, 자녀, 어린아이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린이가 하나님께 나아오는 것을 막지 않으시고 그들의 예배를 기쁘게 받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사랑하고 닮아야 할 대상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천국에서 가장 큰 자가 누구인지 논쟁하는 제자들에게 한 어린 아이를 세우시고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 18:3), ‘또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 하나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함이니’(마 18: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어린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주님을 받아들이는 것이라 말씀하시며 어린이를 가장 고귀한 인격적 존재와 동격의 동일한 존재로 여겨주셨습니다. 또한 천국에 들어가는 조건이 어린이와 같이 되는 것이라 말씀하시며 어린이들의 모습을 어른들이 닮아야 하는 천국 시민의 본으로 제시하셨고 어린이들과 같은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주님께서는 어린이들을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한 존재로 인정하시고 사랑하셨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어린이에 대한 개념의 변화가 분명히 있고 과잉 사랑을 염려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어린이들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돌봄으로 이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성장해 가도록 끝없이 격려하고 가르치고 축복해야 합니다.
 1987년 세계환경발전위원회에서 브룬틀란(G. H. Brundtland)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주창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사전적 의미로 “미래세대의 필요충족 능력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필요성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발전”을 의미합니다. 즉, 현재의 결정과 발전 방향이 현재의 만족과 필요를 충족하는 것을 넘어 미래세대의 필요와 만족도 보장해야한다는 주장입니다. 현재의 만족을 위해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는 미래세대가 사용할 자원을 고갈시키고 미래세대가 물려받을 삶의 환경을 파괴하게 됩니다. 교회는 어린이들과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속 가능한 하나님 나라 확장’을 추구해야 합니다. 우리 교회의 모든 결정과 사역들은 교회와 세계의 미래 주역인 어린이들이 마음껏 예배하고, 신앙생활하면서 미래 세계의 주역으로 세계를 섬길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해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 서울교회에 어린이들과 다음 세대의 찬송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예수님께서 그러셨던 것처럼 어린이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드높은 꿈을 실현하기 위한 헌신이 타오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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