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나이부터 묻고, 띠부터 따지는 우리 사회에서 돌아보면,직장에,그리고 직업에 제한 연령과 정년이 있고 은퇴가 있어 그 과정을 거쳐왔지만, 지금도 업무로 회의를 하다보면 참석자들과의 나이 차이가 무려 25년씩 나기도 하여 문득 세월의 무상함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 생활, 신앙의 길에서의 은퇴란 세상의 은퇴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 새로운 출발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간 직업과 생업에 따라 바쁘게 살아가며 짧은시간 쪼개어 봉사하던 시간에서 좀 더 폭넓게 신앙생활을 하라는 주님의 또 다른 부르심이고 새로운 소명으로 무겁게 받아드리고자 합니다.
이제는 그 부르심과 그 소명 가운데 그동안의 삶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혜로 어려운 이에게 더욱 관심을, 낙심하는 이에게 더욱 격려를, 좌절하는 이에게 더욱 용기를, 갈등이 있는 곳에 화해를 힘쓰고, 미움이 있는 곳엔 용서를 일러주고, 부족한 곳엔 함께 채워가며, 잘못이 있는 곳엔 포용과 이해를 돕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돌아보면 서울교회와 함께한 지금까지의 모든 시간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으로 경건한 예배의 시간들, 서로를 위한 기도의 시간들, 서로를 위로하고격려하던 교제의 시간들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장을 마련해 준 서울교회는 은혜의 처소이자 감사의 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이상 세상적 은퇴 없는 영혼의 안식처 서울교회에서 더욱 사랑하고 감사하며 새로운 소명의 길을 가고자 합니다.
주님께 지금까지 지켜주심에 감사드리며 주님의 크신 능력으로 저를 더욱 소생케 하시고 강건케 하셔서 이제부터라도 나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남기고 싶은 것은 달려갈 길을 다 가는 보람이 되게하고,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은 더 사랑하지 못한 아쉬움이 되게 하여 주소서.
주님의 몸 되신 서울교회와 교역자님들, 그리고 모든 교우 여러분들께 그동안의 관심과 과분한 사랑에 행복하였고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함께 아름다운 동행을 소망하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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