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문:“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아무것도 없는 중에서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또한 그의 영원한 작정과 섭리로써 이 모든 것을 여전히 보존하고 다스리심을 믿으며, 이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그리스도 때문에 나의 하나님과 나의 아버지가 되심을 나는 믿습니다.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기에 그가 나의 몸과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주시며, 이 눈물 골짜기 같은 세상에서 당하게 하시는 어떠한 악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실 것을 나는 조금도 의심치 않습니다.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기에 그리하실 수 있고 신실하신 아버지이기에 그리하기를 원하십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말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선언은 66권 성경전서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사람들에게 신앙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과 같습니다. 하나님을 창조주로 믿지 않고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창조주로 고백하는 사람은 자신이 피조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전능성은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사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데, 하나님의 전능하심에 대한 고백은 ‘하나님이 못하시는 일이 없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천지를 창조하셨기에 전능하신 분으로 고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질서를 위해서 스스로의 능력을 제한하시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영화 <브루스 올마이티>의 내용이 좋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이 각 그리스도인의 삶에서 어떻게 경험될 수 있는가에 대해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크게 2가지로 설명하면서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로마서 8:28)”는 말씀과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신다(마태복음 6:31-32)”는 말씀을 제시합니다. 성부 하나님의 창조주되심을 개인의 삶과 연결시키면서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전능하심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줍니다. 창조주 하나님의 이러한 성품은 피조물인 인간들의 모습과 비교할 때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사람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못하는 이유, 곧 신실하지 못한 이유는 악하고 약하며 무능하기 때문입니다.
27문:하나님의 섭리란 무엇입니까?
답:섭리란 하나님의 전능하고 언제 어디서나 미치는 능력으로 하나님께서 마치 자신의 손으로 하듯이, 하늘과 땅과 모든 피조물을 여전히 보존하고 다스리시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잎새와 풀, 비와 가뭄, 풍년과 흉년, 먹을 것과 마실 것, 건강과 질병, 부와 가난, 참으로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 아버지와 같은 그의 손길로 우리에게 임합니다.
하나님의 전능하심을 설명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성경은 여러 곳에서 하나님의 섭리를 드러내는데, 섭리를 영어로는 providence로 표현합니다. 어원을 분석해 보면 ‘앞’을 뜻하는 라틴어 pro와 ‘보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 vide가 결합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하나님의 섭리란 앞을 다 내다보고 계시면서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다 알고 계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말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접어두고서 장기나 바둑 같은 스포츠만을 보더라도 상대방이 어떻게 말을 움직일지 예측하고 2-3수 앞서가면 상대방을 이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를 아시기에 그 진행되는 일에 맞추어 대비책을 세우기도 하고 장애물을 없애기도 하면서, 하나님의 뜻대로 모든 것들을 이끌어 가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능력을 섭리로 설명합니다.
28문: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창조하시고 섭리로써 여전히 보존하심을 아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유익을 줍니까?
답:세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첫째, 성부 하나님과 우리의 창조, 둘째 성자 하나님과 우리의 구속, 셋째 성령 하나님과 우리의 성화에 관한 것입니다.
12개의 항목을 주제에 따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면 첫 번째는 1. 성부 하나님에 대한 고백, 두 번째는 2-7까지 성자 하나님에 대한 고백, 세 번째는 8-12 성령 하나님과 우리의 성화에 대한 고백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조금 더 세분하면 5개 주제로도 볼 수 있는데, 성부 하나님에 대한 고백, 성자 하나님에 대한 고백, 성령 하나님에 대한 고백, 교회에 대한 고백, 그리고 성도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정리
사도신경은 약 100년 경 로마교회에서 세례자들의 신앙을 확인하기 위한 문답형식에서 발전되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마지막으로 사역하였고(사도행전 28장), 로마서의 수신자들이 있었던 바로 그 교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로마교회가 오늘날의 로마 가톨릭과 연속성이 있기는 하지만, ‘로마가톨릭교회’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서 로마가톨릭교회의 교리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단성 규명을 목적으로 사도신조를 만든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는 사람들의 신앙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의 문답형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신앙의 대상이 누구인지에 대한 분명한 답을 사도신경이 제시하는데 그 신앙의 대상은 삼위로 일체되신 하나님입니다. 세 분 하나님이라고 말하거나, 삼신이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입버릇처럼 삼위로 일체되신 하나님이 신앙의 대상이라고 고백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동일한 본질을 가지신 한분 하나님 곧 삼위로 일체되신 하나님이라는 고백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의 대상이 누구신가에 대한 분명한 고백입니다.
12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신앙고백에 관한 내용들 가운데 가장 첫 번째 고백인 성부 하나님에 대한 고백을 살펴보았습니다. 성부 하나님의 성품과 사역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내용을 전능하심과 천지창조로 요약합니다. 태초에 있었던 하나님의 천지창조 사역이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하나님의 섭리와 하나님의 신실하심를 말합니다. 전능하심을 신실하심과 연결시켜 설명함으로써 하나님의 능력과 성품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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