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처음 교회를 간 것은 육군 현역 이등병 때였습니다. 후반기 교육을 받고 3년 머무를 자대 배치를 받은 후, 주일이면 내무반에 머무르며 고향에 편지나 쓰면서 소일하곤 했는데 어느날 종교를 선택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는데 그때 제가 교회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저의 선택이 아니라 저를 부르신 하나님의 선택이었음을 한참 후에 알았습니다.
그때 기억으로는 이삼십 명이 함께 강원도 화천군에 소재한 교회로 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현역 제대를 하고 울산현대조선소에 취직을 하고 1년쯤 되었을 때 중동 사우디에 건설 기능공으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현대 건설 안에 있는 교회를 다녔는데 사실은 그때까지도 하나님과 예수님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3년을 중동에서 근무하고 귀국하여 아내 양길순 권사를 만나 결혼을 하고 신혼생활을 하면서 동네 어떤 권사님의 권유로 충현교회를 나가기 시작하며 차츰 믿음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돌아보니 너무도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서울이라는 낯선 곳에서 가정을 일구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꿈만 같고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제 은퇴를 앞두고 새삼 지난 날을 돌이켜보니 한 가정의 가장으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하지만 신앙인으로서는 하나님 앞에서 부끄러울 뿐입니다.
이제야 우리 하나님께 은혜가 너무나 감사하여 "내 잔이 넘치나이다"라고 고백하는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데 어느덧 은퇴할 나이가 되었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저는 지금 소망부에서 봉사를 하며 내 힘이 다하는 날까지 계속 섬기려고 합니다. 아직도 저의 믿음은 연약하지만 누구보다도 저를 잘 아시는 하나님께서 앞으로 제 길도 인도하여 주시리라 믿습니다. 나이 칠십이 되는 지금 저는 아직도 믿음이 성장하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은퇴는 제게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마지막으로 분쟁으로 너무 아팠던 서울교회가 어서 속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쉬임 없이 기도하겠습니다.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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