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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3
<순례자 368> 먼저는 의의 왕이요 그 다음이 평강의 왕이니라

오늘날 평화주의자들이 예수님의 “화평케 하는 자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말씀을 듣고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 같은 무신론자들이나 하나님을 대적하거나 모독하는 자들과도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님이 가르쳐 주신 말씀대로 우리는 원수도 사랑하고 그들과도 평화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성경은 평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의가 먼저 세워져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의가 없는 평화는 야합이나 굴종이지 하나님의 평화는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사람 아브라함이 318명의 군사를 거느리고 전쟁에 나아가 조카 롯과 빼앗긴 재물을 적으로부터 찾아 왔다. 오는 도중 아브라함은 살렘 왕 멜기세덱의 환대를 받고 축복을 받았다. 그는 소득의 십일조를 멜기세덱을 통해 하나님께 드렸다. 그 멜기세덱이 누구인지 자세히 아는 이가 없다. 고대 유대인들은 아마도 노아의 아들 ‘셈’일 것이라 하고 아브라함의 조상일 것이라 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도 이 이론을 받고 있다. 초대교회 교부 오리겐은 천사로 보았고, 암브로스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이전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런 의견들은 성경적 전거가 희박하다. 요한 칼빈은“그 땅에서 바르고 진실하며 신앙의 인도자였을 것”이라 했다.

히브리서 7:2에서 멜기세덱의 이름의 해석은 “먼저는 의의 왕이요, 그 다음은 살렘왕이니 곧 평강의 왕이라” 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또 다른 이름이다. 우리의 의가 되시려고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그의 죽으심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 평화가 왔다. 시편 110편에서는 멜기세덱을 메시야 모형으로 분명하게 말한다. 하나님의 메시야로서 다윗 왕이 주로 말하고 하나님이 원수들을 짓밟을 권세를 주셨다. 그 다음에는 메시야의 자원하는 종들 즉 교회를 통해 그분의 통치가 확장됨을 묘사했다. 그리고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라 메시야는 영원한 제사장이 되실 것을 선포하셨다. 메시야가 제사장이 된다는 것은 유대인들에게는 충격적인 개념이었다. 이스라엘에서는 한 사람이 왕이 되고 제사장이 되는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삼권분립 제도처럼 왕과 제사장은 서로 견제하여 균형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유다의 웃시야왕이 제사장에게만 허락된 성전에 들어가 향단에 분향하려다가 하나님의 진노로 나병이 생겨 왕궁에서 쫓겨나고 죽었다.(대하26:16 이하) 권력은 부패한다.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는Acton경의 명언은 예수 그리스도께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는 단순한 인간이 아니라 신 ?인이시므로 시편110편 4절과 2절에서 제사장직과 왕직을 영원히 가지신다고 선포하셨다.

멜기세덱의 서열을 따른 예수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은 아론의 서열을 따른 것이 아니고, 아론의 것보다 뛰어난 것으로 옛 언약인 시내산 언약이 아닌 새 언약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희생으로 이루어진 속죄를 반복되는 제물이 아닌 “단번에(once for all) 이루시고, 그의 행하신 참 속죄 사역이 이루어진 것이다. 옛 언약에 의하면 지성소에 제물을 바치어 이루어졌으나 새 언약의 메시야는“예수의 피 곧 하나님의 피로 사신 교회”(행20:28)를 통해 구속하셨다. 제사장직과 왕권을 함께 갖고 계신 멜기세덱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고, 족보도 시작한 날도 없는 이다. 생명의 끝도 없이 하나님의 아들과 닮아서 항상 제사장으로 계신이요, 죽어야 자손이 제사장이 되지만 그는 먼저 의의 왕, 그 다음이 평강의 왕이시다. 아담 ?하와가 범죄했을 때, 하나님은 각각에게 벌을 내리시고 그 다음에 가죽옷을 지어 입히시고 여인의 후손으로 메시야 약속을 주셨다. 노아 시대 때도 홍수로 죄를 심판하시고 무지개 약속으로 평화를 주셨다. 광야에서 우상을 섬긴 이스라엘을 땅이 입을 열어 삼키게 하시고 불뱀에게 물려 죽게 하시고, 그 다음에 구름기둥으로 인도하셨다. 백성들은 불의한 나라를 세우고 싶었으나 주님은 의와 평강과 희락의 나라를 세우신다. 오늘날 군사동맹, 경제협력, 자유왕래, 6자회담이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의의 원칙이 북녘땅에 세워지기 전엔 평화는 없다. 그리스도의 의에 근거하여 용서가 있고 평화가 있다. 의와 평화가 입맞추는 복음화된 통일조국 건설의 원리를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배우는 이 백성이 되시길 기도한다.


이종윤 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장ㆍ몽골울란바타르대 명예총장ㆍ서울교회 원로>

한국장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