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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20
교사의 영성과 사명


 지난 2년 코로나 속에서 모두가 낯선 길을 걸어가느라 그 나름의 고군분투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 모든 선생님들을 격려하며, 우리 선생님들이 다시 시작되는 한 해를 어떤 마음과 다짐으로 출발해야 할지, 작고 평범한 생각을 나눠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싹을 틔워낼 수는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도록 돕는 보이지 않는 존재, 우리 주님께 기대어 다시 시작해 봅시다.

 1. 보는 사람
 “예수께서 배에서 내려서 큰 무리를 보시고, 그들이 마치 목자 없는 양과 같으므로, 그들을 불쌍히 여기셨다. 그래서 그들에게 여러 가지로 가르치기 시작하셨다”(새번역, 마가복음 6:34)
 예수님이 배에서 내리셨을 때, 거기에는 예수님을 보려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보셨습니다. 바리새인과 같은 종교지도자들은 사람들의 겉모습이 어떤지,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또는 하지 않는지를 보았지만 예수님은 속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사랑을 담아 한 사람 한 사람의 그 깊은 내면을 보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이 보시는 곳을 보는 교사이기를 바랍니다. 코로나 시대에도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자세히 보아줍시다. 유튜브 속 댓글에 감추어진 아이들의 감정을 보아줍시다. 줌 화면 속 아이들의 표정에서, 혹은 덩그러니 이름만 놓여있는 빈 화면에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보아줍시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을 보아줍시다. 코로나 시대에 우리 선생님들은 예전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아이들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보이는 것 뒤에 감추어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의 세상을, 예전보다 훨씬 더 자주 보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이 사람을 보시고, 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신 것처럼, 아이들의 깊은 속마음을 진실하게 보아줍시다. 그리고 그 곁에 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2. 듣는 사람
 “그는 더욱더 큰소리로 외쳤다. 다윗의 자손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예수께서 걸음을 멈추시고, 그를 불러오라고 말씀하셨다.“(새번역, 마가복음 10:48b-49a)
 눈먼 바디매오는 예수님을 향해 외쳤습니다. 그 소리가 얼마나 컸던지 지나가는 사람들은 시끄럽다며 그에게 한 마디씩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외치는 자의 그 소리를 흘려듣지 않으셨습니다. 그 소리에 가던 걸음을 멈추어 그를 불러 어찌된 일인지 묻고 그의 이야기를 들어주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이 듣는 것을 들을 수 있는 교사이기를 바랍니다. 먼저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지요.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허공에 들리지 않고 가장 작고 연약한 이들을 통해 들립니다. 작은 어린아이가 하나님 나라에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우리 아이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는 그들이 지금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이 담겨있습니다. 물어봐도 대답 없는 사춘기 아이들의 표정과 귀찮아하는 몸짓에는 아이들이 자란 흔적이 담겨있습니다. ‘잘 지냈냐?’는 인사에 금세 돌아오는 짤막한 대답, ‘잘 지내요!’에는 기승전결로 말하기 어려운 우리 아이들의 긴 고민이 담겨있을지도 모릅니다. 아이들이 보내는 시시콜콜한 이야기, 짧은 외침, 말없는 언어를 마음을 다해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3. 말하는 사람
 "예수께서 입을 열어서 그들을 가르치셨다"(새번역, 마태복음 5:2)
 예수님은 입을 열어 언제나 하나님 나라를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그림 언어로 말씀하셨습니다. 그 당시 누구나 알 수 있는 말로, 이해할 수 있는 표현으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펼쳐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은 언제나 작은 자들을 격려하고 세워주는 말이었습니다. 경계선의 바깥에 있는 사람들을 안으로 끌어주는 말이었고, 때로는 아예 경계를 허무는 말이 선포되기도 했습니다. 예수님은 심지어 몸의 언어로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처럼 격려하고 세우며 살리는 말을 하는 교사이기를 바랍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를 할 때, 아이들이 그 하나님 나라에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선생님들이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줄 때, 우리 아이들도 참 좋은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홀로 웅크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서 먼저 마음을 물어봐 주시고, 다른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곳으로 편안하게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선생님들의 친절하고 따뜻한 말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세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안전한 세계를, 이곳에서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4. 사는 사람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아버지께서 주신, 외아들의 영광이었다. 그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였다"(새번역, 요한복음 1:14)
 태초에 말씀이셨던 예수님, 하나님의 아들이셨던 예수님이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우리 가운데서 함께 사셨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먹고 마셨고, 피곤하여 주무시기도 하셨습니다. 슬픔을 못 이겨 눈물 흘리기도 하셨고 극한 두려움에 떨기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고통스럽게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예수님은 저 먼 곳에서 우리를 보기만 하시고, 사랑한다고 말만 하시는 분이 아니시고 우리와 함께 사셨습니다.
 우리 선생님들도 아이들과 함께 사는 사람, 아이들을 위해 사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가까이에서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 어렵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리스도인의 삶의 변화는 함께 거할 때 이루어집니다. 함께 살면서 서로의 삶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고, 함께 살면서 서로의 기쁨과 아픔을 우리의 것으로 삼게 됩니다. 코로나의 시기에 몸으로 가까이하는 것이 어렵지만, 온라인을 통해서, 아주 작은 모임을 통해서 더 자주, 더 진심으로 함께 만나고 거하는 기회를 만들어 봅시다. 우리가 고민하고 애쓸 때, 분명히 주님께서 지혜를 주시고 길을 내어주실 것입니다. 선생님과 아이들은 모두 함께 예수님을 따라가고, 예수님과 거하는 사람들입니다. 아이들은 가까이에 있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며 예수님을 어떻게 따라갈지 결정하고 형성됩니다.
 삶으로 가르치는 것만 남습니다. 아이들이 있는 곳에, 아이들이 슬퍼하는 곳에, 아이들이 기뻐하는 곳에 그리고 아이들이 고민하고 염려하는 곳에 함께 있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처럼 보고, 예수님처럼 듣고, 예수님처럼 말하며, 그리고 예수님처럼 함께 거하면서 저마다 향기로운 꽃을 피워냈으면 좋겠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에서 자유롭게, 그리고 다른 계절에 피어나는 꽃과 비교하지 않으며 그렇게 여러분만의 꽃을 피워내어, 하나님을 보여주고 들려주고 살아내는 선생님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그곳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손달익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