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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8-19
선교와 순교
특별기고 - 아프카니스탄 인질사건을 바라보면서

세상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세계 4대 종교, 즉 인도의 힌두교, 아시아의 불교, 중동의 이슬람, 그리고 서구라파와 미주 대륙을 중심으로 한 기독교 중에서 전투적으로 선교를 하는 종교는 기독교와 이슬람이다. 따라서 이 두 종교는 선교 현장에서 부딛칠 수 밖에 없고 이 두 종교의 역사는 쟁투의 역사이다. 일반적으로 이슬람은 구약, 아브라함이 아내 사라의 시종 하갈에게서 낳은 아브라함의 서자 이스마엘이 그 조상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유대교의 뿌리에서 나온 기독교와 이슬람은 배다른 형제간이라 할 수 있다.

기독교와 이슬람의 원한 관계는 멀리 11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주후 622년, 마호메트에 의해 발흥된 이슬람은 전투적 성격을 띠고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와 서구라파까지를그 영향권으로 둘 정도로 무섭게 그 세력을 확장 시켰다.

그러나 역사가 지나면서, 이 두 종교 간의 원한은 조금도 수그러지지 않고 오히려 점증되어 갔다. 한 때는 이슬람 문화가 서구의 그것을 능가하였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기독교의 문화, 특히 과학이 발전하면서, 이슬람이 뒤좇아 올 수 없는 정도로 앞서 가면서 이슬람을 제압하기 시작하였다.

결과적으로 이슬람은 빈곤과 무지, 편견으로 점철된 낙후된 지역으로 변모하였고, 서구라파를 중심으로한 기독교 문화권은 모든 면에서 세계 최첨단을 달리는 지역으로 변모하였다.

세계 제1차, 2차 대전을 겪으면서 약소민족과 국가들이 차례로 독립을 하면서 이슬람 지역 역시 독립을 하였다. 이들은 독립을 얻은 후에 반서방, 반기독교를 내세우고, 기독교 국가와 세력에 적대적 태도를 취해 왔다. 기독교 국가들이 연합으로 이슬람 국가들을 공격하고 침략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그 반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지만 힘으로 대항 할 수 없으므로, 결국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납치나 자살테러라는 극단적 수단을 쓰는 일이 현실화 되었다.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이 기독교는 적극적으로 선교하는 종교이다. 이는 예수께서, “온 천하에 다니며 전도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복음을 전파하라. 예루살렘과 유다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고 명령하신 말씀에 따라 온 천하에 다니며 복음을 선포한다. 120여 년 전, 어둠에 앉아 있던 한국 땅에도 여러 기독교 나라에서 선교사들이 와서 복음을 전해 줌으로써 오늘 우리 한국교회는 세계 교회가 주목하게 되었고, 통계숫자로 미국 교회 다음으로 많은 해외선교사를 파송한 나라가 되었다.

그런데 선교사로 간다는 말 속에는 선교지에서 죽어 순교 할 수 있다는 전제가 붙어 있다. 세계교회 역사,특히 아시아 교회사를 읽어보면 선교사들이 처형되어 순교하는 일과,병이나 사고로 죽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선교사는 죽음을 각오하고 선교에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선교는 곧 순교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이번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를 돌아보면, 그들은 교회에서 자원하는 신자들로 현지에 봉사하러 갔다. 물론 의료,미용, 교육 등 오랜 전쟁 속에서 피폐해진 그곳의 주민들을 돌보기 위해 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복음을 전하러 간 것은 아니고, 현지 봉사를 위해 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봉사가 곧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고, 사랑을 전하는 것에 그리스도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봉사를 하러 갔지만,궁극적으로는 복음을 전하러 간 선교사들과 다름이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들이 겪는 고난은 선교사들이 선교 현지에서 당하는 고난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지금은 100년 전의 아시아나 아프리카가 아니다. 21세기 문명의 세계이다. 문명국에는 종교의 자유와 선교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이것을 부인하는 나라는 문명국일 수 없다. 무엇보다 인명을 담보로 무엇인가를 얻어 보려는 작태는 인류의 이름으로 고발되고, 단죄되어야 한다. 기독교는“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고 가르치고“, 하나님의 아들이 바로 그 한 인간을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것을 가르친다. 그러므로 어떤 명분이나 대의를 내세운다 해도 인간을 수단으로 쓴다는 것은 인류의 이름으로 단죄되어야 한다.

이미 두 사람이 저들에 의해 희생되었다. 그들의 죽음은 순교이다.

초기 교회 교부 터툴리언(Tertullian)은“순교자의피는 교회의 씨앗이고,교회는 순교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고 갈파했다. 두 분의 위대한 순교의 피는 아프가니스탄에 교회의 씨가 될 것이다.

남아 있는 19명의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 되고 자매된 그들이 무사히 가족에게, 교회로, 그리고 모국으로 돌아오기를 오늘도 주님께 기도드린다.

(2007. 8. 16.)

김인수 교수(장신대, 역사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