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하이델베르크 신조 50강

관리자
조회수 244


50강: 제8-9계명 (110문-112문)

 

110문: 제8계명에서 하나님께서 금하신 것은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께서는 국가가 법으로 처벌하는 도둑질과 강도질만을 금하신 것이 아니고 이웃의 소유를 자기의 것으로 삼으려고 시도하는 모든 속임수와 간계를 도둑질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런 것들은 폭력으로 혹은 합법을 가장하고서 일어날 수 있는데 곧 거짓 저울이나 자나 되, 부정품, 위조 화폐와 고리대금과 같은 일, 기타 하나님께서 금하신 일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모든 탐욕을 금하시고, 그의 선물들이 조금이라도 잘못 사용되거나 낭비되는 것을 금하십니다

 

 제 8계명 "도둑질하지 말라"는 단지 물건을 훔치는 행위 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금하시는 도둑질은 폭력적인 방식은 물론,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 수단까지 포함합니다. 이는 곧 "속여서 빼앗기, 속여서 부당이득 취하기, 속여서 줄 것을 주지 않기"라는 세 가지 유형의 도둑질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거짓 저울, 부정품 거래, 위조 화폐, 고리대금 등은 모두 이러한 범주에 포함되며, 하나님은 이 모든 행위를 은밀한 도둑질로 간주하십니다.

  뿐만 아니라, 모든 탐욕 역시 하나님 앞에서 금지된 죄입니다. 이는 남의 것을 탐내는 외적인 행동 뿐 아니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더 많은 것을 갈구하고, 현재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는 태도를 포함합니다. 하나님은 이 내면의 욕망이 결국 불의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하십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은사)의 낭비 역시 금하십니다. 우리의 시간, 재능, 자원 등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것이며, 우리는 그것들을 자신의 욕심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과 이웃의 유익을 위해 사용해야 할 청지기입니다. 오늘날 경제 구조가 훨씬 복잡해졌지만, 도둑질의 본질은 16세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속임수와 탐욕으로 이웃의 것을 빼앗고, 하나님의 선물을 자기 중심적으로 낭비하는 것-이것이 바로 제8계명이 우리에게 경계하도록 요구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111문: 이 계명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내가 할 수 있고 해도 좋을 경우에는 나의 이웃의 유익을 증진시키며, 내가 남에게 대접을 받고 싶은 대로 이웃에게 행하고, 더 나아가 어려운 가운데 있는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있도록 성실하게 일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제 8계명을 통해 단지 도둑질을 금하실 뿐 아니라, 우리의 삶이 이웃을 위한 선한 행동으로 채워지기를 원하십니다. 즉, 이 계명은 소극적인 금지에서 멈추지 않고, 적극적인 실천으로 나아가야 할 윤리적 부르심을 담고 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세 가지 구체적인 실천을 제시합니다:

  첫째, 이웃의 유익을 증진하라. 우리는 능력과 상황이 허락하는 한 이웃의 복지와 유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써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물질적인 지원만이 아니라, 정서적, 영적 괌심까지를 포함하는 전인적인 사랑의 실천입니다. 둘째, 황금률을 실천하라. 예수님께서 가르치신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 말씀처럼 우리는 이웃을 대할 때 언제나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친절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에서 우러난 공감과 배려입니다. 셋째, 성실히 일하라. 탐욕과 게으름은 종종 두둑질의 배경이 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함으로써, 자신을 책임질 뿐만 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삶의 기반을 갖추기를 원하십니다. 사도 바울은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살전3:10)”고 가르치며, 성실한 삶과 노동이 공동체질서를 지키는 신앙의 기초임을 강조했습니다.

  더 나아가, 성경은 노동을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닌 하나님과 동행하는 경건의 자리로 이해합니다. 일은 인간의 타락 이후에 주어진 형벌이 아니라, 창조 세계 속에서 하나님이 주신 청지기의 사명입니다. 우리는 성실한 일상을 통해 하나님을 예배하고, 공동체를 섬기며, 하나님의 정의를 세상에 드러내는 일에 동참하게 됩니다.

 

112문: 제9계명에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내가 어느 누구에게도 거짓 증언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말을 왜곡하지 않고, 뒤에서 헐뜯거나 중상하지 않으며, 어떤 사람의 말을 들어보지 않고 성급히 정죄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이 성급히 정죄하는 데에도 첨여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무서운 진노를 당하지 않기 위해 본질적으로 마귀의 일인 모든 거짓과 속이는 일을 피해야 합니다. 법정에서나 기타 다른 경우에도 나는 진리를 사랑하고 정직하게 진실을 말하고 고백해야 하며, 할 수 있는 대로 이웃의 명예와 평판을 보호하고 높여야 합니다.

 

  제 9계명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지니라"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명령을 넘어, 진실하고 정직한 삶의 태도 전체를 요구하는 계명입니다. 이 계명은 법정에서의 증언 뿐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태도 전반에 깊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은 이를 다섯 가지 실천으로 구체화합니다.

  첫째, 거짓 증언을 하지 말라.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왜곡해서 말하거나, 거짓으로 말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공식적인 법정 증언은 물론, 일상 속 대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직함은 단지 말의 문제가 아니라 인격 전체의 문제입니다. 둘째, 타인의 말을 왜곡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한 말을 자신의 입맛대로 바꾸거나, 의도와 맥락을 무시한 채 전달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위이며, 상대의 명예와 신뢰를 해치는 일입니다. 셋째, 뒷담화와 중상을 피하라. 타인을 헐뜯거나 중상로멱하는 행위는 그 사람의 명예를 빼앗는 또 하나의 도둑질입니다. 말하기보다 들으려는 태도, 판단하기보다 이해하려는 마음이 앞서야 합니다. 넷째, 성급한 판단을 삼가라. 누군가의 입장을 충분히 들어보지도 않고 정죄하거나 단정짓는 것은 감정과 성입견에 휘둘린 불의한 행동입니다. 사실관계를 충분히 알기 전에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정죄하는 것은, 공동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섯째, 진리를 사랑하고 정직을 실천하라. 앞의 네가지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라면, 마지막으로 하나님은 우리가 적극적으로 진실을 옹호하며 살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우리는 모든 상황에서 정직하게 말하고, 이웃의 명예와 평판을 지켜주며, 진리를 드러내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제 9계명을 지키는 것은 단지 개인의 윤리 실천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 문화를 세우는 일입니다. 우리가 가정과 교회, 직장과 사회에서 진실과 정직의 문화를 실천할 때, 하나님은 우리의 작고 일상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 그분의 나라를 세워가십니다. 말이 신뢰를 낳고, 진실이 사랑을 이루는 공동체-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공동체이며, 오늘 우리가 걸어가야 할 진리의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