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하이델베르크 신조 37강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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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강: 성만찬 (4) (81문-82문)

 

주의 상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특별한 표를 지급한다면 어떨까요?

 

 프랑스어로 '메로'(méreau 또는 marreaux)로 알려진 성찬 토큰(Communion Token)은 16~19세기 개혁교회에서 성도들이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목회자와 장로들이 각 교구 성도에게 나눠주던 작은 동전입니다. 어원적으로 ‘가치가 있다’, ‘자격이 있다’, ‘보수로 받다’라는 뜻의 라틴어 ‘메레레’(merere)에서 유래한 ‘메로’(méreau)는 12세기 이후 특정 목적을 위해 납, 구리, 은으로 만들어져 발행된 화폐 대체품이었습니다. 시장에서는 구매에 대한 영수증으로 주어졌고, 작업장에서는 일정한 양의 노동을 수행했음을 알리는 표식으로 주어지기도 했습니다. 교회나 수도회에서는 성직자들이 매일 기도를 드리고 미사를 드린 대가로 ‘메로’를 받았고, 수도회의 수도사들은 죽은 자를 위한 미사를 드리며 장례식에 참석했을 때도 ‘메로’를 그 대가로 받았다. 이렇게 받은 ‘메로’는 현금으로 교환할 수 있어서 보조적인 화폐 기능을 했다는 점에서 오늘날 교회학교에서 ‘달란트 잔치’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달란트와 그 성격이 비슷합니다.

  이렇게 중세에 보조적인 화폐 기능으로 사용되던 ‘메로’가 교회의 성찬 토큰으로 쓰이게 된 유래는 16세기 제네바의 장 칼뱅(John Calvin)에게로 거슬러 올라가 찾을 수 있습니다. 1560년 1월 30일, 칼뱅과 피에르 비레(PierreViret)는 ‘컨시스토리 규정 개혁’을 위해 시의회에 출석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제안했습니다: “성찬을 더럽히는 사람들을 모두 알 수 없으므로, 성찬을 더럽히는 위험을 피하고자 ‘메로’(marreaux)라는 증표를 만들고, 성찬의 날이 오면 각 가정에서는 교리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 증표를 가져오도록 해야 합니다.”

  달란트가 있어야 달란트 잔치에 참여하듯이, 성찬 토큰이 있어야 성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화된 교회들이 개혁교회의 역사 속에는 있었습니다. 성찬 토큰은 1561년경 프랑스 개혁교회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1800년대 후반까지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의 개혁교회와 스코틀랜드, 캐나다, 호주, 미국의 장로교회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었습니다. 성찬은 성도의 경건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기에, 목사와 장로들은 각 가정을 심방하여 성도의 삶을 살펴보았고 불량한 행실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회개나 해명을 통해서만 성찬 참여 허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성인 남녀는 성찬 2주 전 교리 교육에 참석해야 했고, 교육 후에 장로들은 성찬 참여 허가를 의미하는 성찬 토큰을 나눠주었습니다. 성찬식 참여자는 이 성찬 토큰을 제시해야만 성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81문: 누가 주의 상에 참여할 수 있습니까?

답: 자기의 죄 때문에 자신에 대해 참으로 슬퍼하는 사람, 그러나 그리스도의 고난과 죽음에 의해 자기의 죄가 사하여지고 남아 있는 연약성도 가려졌음을 믿는 사람, 또한 자신의 믿음이 더욱 강하여지고 돌이킨 삶을 살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사람이 참여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식하거나 회개하지 않는 사람이 참여하는 것은 자기가 받을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

 

  쟝 칼뱅과 피에르 비레는 자격 없는 자들이 주님의 만찬을 더럽히는 것을 금지하기 위해 성찬 토큰을 도입하길 원했습니다. 그들은 신약성경 “그러므로 누구든지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니라. 사람이 자기를 살피고 그 후에야 이 떡을먹고 이 잔을 마실지니”(고전 11:27-28)라는 말씀을 따라 성찬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람은 주의 만찬을 더럽히지 않고, 자신의 신앙을 증명하기 위해 성찬 시에 목사와 장로에게 성찬 토큰을 제시해야 하는 것을 제도화하기 원했습니다. 비록 칼뱅 당시의 제네바에서는 시행되지 못했지만, 1800년대 후반까지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의 개혁교회와 스코틀랜드, 캐나다, 호주, 미국의 장로교회 등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는 점에서, 성찬 토큰은 주의 상에 참여하는 사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82문: 자신의 고백과 생활에서 믿지 않음과 경건치 않음을 드러내는 자에게도 이 성찬이 허용됩니까?

답: 아닙니다. 그렇게 되면 하나님의 언약이 더럽혀져서 하나님의 진노가 모든 회중에게 내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그의 사도들의 명령에 따라 그리스도의 교회는 천국의 열쇠를 사용하여 그러한 자들이 생활을 돌이킬 때까지 성찬에서 제외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동일한 떡과 포도주라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구원의 비밀과 신비를 함께 경험하고 또 어떤 사람은 구원의 비밀과 신비를 함께 경험하지 못한다면, 그 차이는 받는 사람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고백과 생활에서 믿지 않음과 경건치 않음을 드러내는 사람은 동일한 떡과 포도주를 먹고 마신다고 하더라고 구원을 비밀을 경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게 됩니다. 이에 대해 고린도전서 11장 27절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치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가 있느니라.” 따라서 교회는 주님의 몸과 피를 범하는 죄를 짓지 않도록 그러한 자들을 성찬에서 제외시킬 의무가 있습니다. 이러한 자들을 성찬에서 제외시킬 의무를 이행하는 것은 권징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정리

성경을 텍스트로 읽을 때 주의해야 하는 것은 특정된 텍스트의 명시적 의미와 행간의 의미 그리고, 문자적의미와 도덕적 의미와 영적인 의미를 함께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성만찬 제정의 말씀인 마태복음 26장 26-28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그들이 먹을 때에 예수께서 떡을 가지사 축복하시고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받아서 먹으라 이것은 내 몸이니라 하시고 또 잔을 가지사 감사기도 하시고 그들에게 주시며 이르시되 너희가 다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로마 가톨릭과, 독일 종교개혁자들과, 스위스 종교개혁자들은 이 본문을 각각 다르게 해석했습니다. 각기 다른 성경해석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문자적으로 해석할 것인가, 상징적으로 해석할 것인가, 영적으로 해석할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성만찬을 집례하는 사제 또는 목사의 역할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해석을 통해서 각각의 신앙공동체 구성원들이 성만찬을 어떻게 받아들이도록 할 것인가, 그리고 성만찬을 통해서 신앙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