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하이델베르크 신조 39강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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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강: 설교와 권징 (2) (85문)

 

85문: 교회의 권징을 통해서 어떻게 천국이 닫히고 열립니까?

답: 그리스도의 명령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이름을 가진 자가 교리나 생활에서 그리스도인 답지 않을 경우, 먼저 형제로서 거듭 권고할 것입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오류나 악행에서 돌이키기를 거부한다면, 그 사실을 교회 곧 치리회에 보고해야 합니다. 그들이 교회의 권고를 듣고도 돌이키지 않으면, 성례에 참여함을 금하여 성도의 사귐 밖에 두어야 하며, 하나님께서도 친히 그들을 그리스도의 나라에서 제외시킬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이 참으로 돌이키기를 약속하고 증명한다면, 그들을 그리스도의 지체와 교회의 회원으로 다시 받아들입니다.

 

 제85문답은 설명이 많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맥락을 무시하고 필요한 부분만 가져다가 사용하게 되면 오해의 소지가 많기 때문입니다. 질문의 전제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 "교회의 권징을 통해서 천국문이 닫히기도 하고 열리기도 한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고 믿지 않는 사람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는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과 '열린 천국문' 사이에 '교회의 권징'이 위치할 자리가 있는가의 문제부터 따져보아야 합니다. 어느 한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있다고 할 때, 그 믿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지 객관적으로 검증이 가능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리고 믿음이 '공동체적인 동시에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것'이기만 하다면 교회의 권징은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이 디모데전서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믿음에 관하여 파선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아들 디모데야 내가 네게 이 교훈으로써 명하노니 전에 너를 지도한 예언을 따라 그것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며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으니라.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나 내가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 훈계를 받아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딤전 1:18-20). 또한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2장에서 다음과 같이 권면합니다.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나 있을 때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하라. 이는 너희가 흠이 없고 순전하여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대 가운데서 하나님의 흠 없는 자녀로 세상에서 그들 가운데 빛들로 나타내며 생명의 말씀을 밝혀 나의 달음질이 헛되지 아니하고 수고도 헛되지 아니함으로 그리스도의 날에 내가 자랑할 것이 있게 하려 함이라."(빌 2:12-16). 사도 바울은 디모데전서와 빌립보서를 통해서 구원은 완성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이루어가야 하는 것임을 가르쳐 주고, 이 구원의 완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교회 공동체임을 강조합니다. 신구약 성서와 초대교회의 문헌이 보여주는 신앙 생활은 공동체적인 성격이라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교회의 권징에 대해서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앙이 개인적인 동시에 공동체적이라는 것은 신앙생활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교회공동체와 함께하는 것이라는 말로도 바꿀 수 있습니다. 복음의 메시지를 듣고 받아들인 사람에게는 천국의 문이 열리고 듣고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의 문이 닫히는 것처럼, 교회의 권징을 받고서 자신의 오류나 악행에서 돌이키는 사람에게는 천국의 문이 열리고 교회의 권징을 받고도 오류나 악행에서 돌이키지 않고 교회를 떠나는 사람 또는 출교 당하는 사람에게는 천국의 문이 닫힌다는 것이 제85문답의 의미입니다. 아마도 개인주의적 신앙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하이델베르크 교리문답 제85문답을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제85문답의 전제는 신앙의 공동체성과 교회 공동체의 중요성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믿음이나 신앙생활이 개인적인 차원의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교회의 치리와 권징을 필요 없는 것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따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 교회에서 치리와 권징을 받으면 저 교회로 가고, 이 노회에서 치리와 권징을 받으면 다른 노회로 가고, 총회에서 치리와 권징을 받으면 총회를 탈퇴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거룩한 공교회가 세워지기 힘들 것입니다. 치리와 권징이 중요한 이유는 구원파의 주장, 곧 한 번 믿고 구원의 확신을 가지고 있으면 구원이 완성되었다는 주장과 배치되기 때문입니다. 장로교 전통에서 치리와 권징이 올바른 말씀선포 및 올바른 성례전의 시행과 더불어 참된 교회의 표지라는 주장은 엄청난 무게를 가진 교리인데, 정작 개혁교회 전통에 있는 한국장로교회는 개인주의적 신앙에 편승하여 그 중요성을 외면하는 것 같습니다.

  제85문답은 얼핏 보면 '성도의 견인'이라는 교리와 충돌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나님께서 예정하신 사람은 하나님께서 끝까지 하나님 품으로 이끌어 가시기에, 이 사람들에게는 늘 천국문이 활짝 열려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예정을 인간이 알 수는 없습니다. 겸손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말하면, 알 수 없기 때문에 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마태복음 18장 21절에서 35절에 기록된 용서할 줄 모르는 종의 비유를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언급하셨습니다: "너희가 각각 마음으로부터 형제를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에게 이와 같이 하시리라." 교회의 권징을 받고 오류나 악행에서 돌이키는 자들을 용서하는 것이 권징의 목적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권징을 받지 않는 자들에게 천국의 문이 닫힌다는 것을 가르치는 제85문답은 교회의 공동체성의 중요성 뿐만 아니라 믿는다는 자기 확신만으로는 구원이 완성될 수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정리 

  성경에서 '천국 열쇠'가 언급된 곳은 마태복음 16장 19절입니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시고." 그런데 이 구절은 그 앞에 있는 구절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시겠다고 말씀하시기 직전에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라고 말씀하셨기에, '교회'와 '천국 열쇠'가 "베드로"를 둘러싼 해석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베드로" 곧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겠다고 하신 것이나 "베드로"에게 천국 열쇠를 주시겠다고 하신 말씀에 대하여 로마 가톨릭 교회는 '베드로'를 실제 인물과 동일시합니다.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교회 곧 로마 가톨릭 교회가 참된 교회라고 주장하는 것이나, 1대 교황인 베드로가 천국 열쇠를 받았고 후대 교황에게 천국 열쇠가 전달된다는 주장 모두 "반석" 곧 베드로를 요한의 아들 시몬과 동일시할 때만 가능한 주장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교회 즉 로마 가톨릭 교회가 진짜 교회이며, 베드로가 천국 열쇠를 넘겨받아서 후계자들에게 넘겨주었다는 주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황 보니파시오 8세(재위 기간: 1294-1303)는 베드로의 후계자임을 드러내기 위해서 자신의 문장에 열쇠를 넣었습니다. 그는 교황에게 천국 열쇠가 있기 때문에 천국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권한도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교황의 권한을 극대화하려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