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합니다.
한 젊은 성직자의 거룩한 열망으로 시작된 종교개혁은 교회와 세상의 거대한 변화의 역사였습니다. 당시 교회는 잘못된 교리, 도덕적 부패, 성직 매매, 면죄부 판매 등으로 침몰해 가고 있었고, 십자군 전쟁의 실패로 유럽의 침체가 길게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교회와 사회 전반의 변화의 필요성이 팽배했던 시기에 나타난 루터의 저항은 순식간에 전 유럽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 개혁운동의 결과로 오늘의 개신교 즉 프로테스탄트교회가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개혁자들이 처음부터 새로운 교파의 출범을 목표로 이 일을 진행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카톨릭 교회가 정당한 변화와 개혁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파문하고, 처벌하고, 무력으로 탄압하자 개혁자들이 불가피하게 새롭고 복음적이며 개혁적인 교회를 출범시키게 된 것입니다. 당시 개혁자들은 Soli Deo Gloria, Sola Scriptura, Sola Gratia, Sola Fide, Solus Christus 등을 슬로건으 로 내걸고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모든 문제들이 성경을 떠나면서 시작되었음을 지적했습니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씀은 구약에서부터 수없이 반복된 말씀입니다. 느헤미야는 예루살렘 성벽 수축 공사를 마친 후 수문 앞 광장에 백성들을 모이게하고 제사장 에스라는 율법책을 읽고 제사장들은 그 말씀의 뜻을 설명하게 했는데 모인 사람 모두 말씀을 듣고, 울고, 기뻐했고, 말씀을 따라 개혁하고자 했습니다. 그리하여 이스라엘은 신앙공동체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1. 그들은 왜 모였는가?
각기 거주하던 성읍에서 일상의 삶을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 수문 앞 광장에 다시 모였습니다.(1절) 이 모임의 목적은 백성들의 신앙갱신이 목적이었습니다. 나라가 회복되는 일이 성벽이 수축되고 건물이 완성된다고 하여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겨우 성벽 수축 작업을 마쳐 겉모습은 가다듬었으나 내부적인 재건은 요원했습니다. 성읍은 광대하였지만 주민은 적었고 가옥도 건축하지 못한 채 그들은 가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느7:4) 먹을 것이 없으니 집과 포도원을 저당 잡히고 양식을 사야했고 돈을 빚내서 세금을 바쳐야 했고 심지어는 고리대금업자에게 자식을 팔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들의 신앙과 정신의 문제였습니다. 성전이 건축되고 성벽이 수축되었다 하여 나라가 일어서 는 것은 아닙니다. 신앙이 살아나고 정신적 가치가 회복되어야 비로소 새 시대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젊은이들의 위대한 세기를 만들려면 그들에게 영적 부흥의 선행이 필 수적입니다. 선한 역사를 이룩하는 일이 이론이나 희망만으로 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이 모든 선한 일은 성령 하나님의 은혜가 필수적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이 영적 능력이 필요하고 이 능력을 구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삶에 수문 앞 광장의 말씀잔치가 있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말씀 앞으로 가야합니다.
2. 말씀 듣고 기뻐하다
이날 수문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열정적인 모습으로 모였고 귀를 기울여 말씀을 경청하고 아멘하며 하나님 은혜가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발견하고 감동되어 감사하여 울고 회개하며 울었습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말씀을 듣고 우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하나님 은혜가 넘치는 거룩한 날이니 기뻐하고 울지 말자고 했고 그들 모두는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 그들을 정말 기쁘게 만든 것이 무엇이었겠습니까?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과거 조상들이 광야에 있었을 때 이것보다 못한 장막생활을 했지만 하나님께서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지키셨음을 기억하며 지금도 그 은혜를 베푸실 것을 믿고 감사했습니다. 또 자신들이 수고해서 건축한 성벽이 그들의 미래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그들을 보호하신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믿음을 새롭게 했습니다. 말씀을 듣고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것은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종교개혁자들의 가장 큰 슬로건이 ‘오직 은혜’였습니다. 루터는 수도원 생활을 하면서 온갖 고행을 자처했지만 구원의 확신과 기쁨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오직 의인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롬 1:17)는 말씀을 보며 믿는 자들에게 주시는 값없고 조건 없는 하나님의 은혜로만 우리가 구원에 이르게 됨을 깨달으면서 그에게 확신과 담대함이 차올랐습니다. 죄를 씻는 것도 구원에 이르는 것도 하나님 나라를 얻는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은혜일 뿐입니다. 용서하시고 사랑하시고 독생자를 십자가의 제물로 주시고 날마다 성령으로 우리를 감화하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보장합니다. 그래서 오직 은혜입니다.
3. 말씀대로 개혁하다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울기도 하고 즐거워하기도 한 사람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하나님 말씀을 따라 개혁을 시도했습니 다. 신앙은 은혜 받고 기뻐하는 것이지만 그 말씀의 은혜는 말씀대로의 실천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성도의 삶에는 순종이 있어야 하고 헌신의 열매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종교개혁에 있어 루터와 쌍벽을 이루는 쟝 칼뱅은 프랑스 태생으로 훗날 제네바를 중심으로 개혁운동을 성공시켜 오늘날의 장로교회가 탄 생하게 되었습니다. 1) Total Depravity(전적 타락), 2) Unconditional Election(무조건적 선택), 3) Limited Salvation(제한 속죄), 4) Irresistible Grace(불가항력적 은혜), 5) Perseverance of Saints(성도의 견인)은 칼뱅의 5대 강령입니다. 그러나 칼뱅의 가르침이 이런 구원교리에 제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교회의 공공적 책임에 대하여 심각하게 교훈하고 실천했습니다. 그의 개혁의 특징은 단순히 개인적 신앙과 교회 내부의 변화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도시의 정책까지 변화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칼뱅은 죽기 전 ‘어떤 화려한 장례식도 하지 말고 묘지에 비석도 세우지 말 것’을 유언으로 남겼고 인간이 영광 받고 칭송 받는 것을 철저하게 거절했습니다. 그의 삶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신앙고백을 실천하는 것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서울교회는 그동안 올바른 신앙수호를 위해, 교회가 진리의 성소가 되고 교회 안에 정의와 진실이 회복되는 일을 위해, 인간 중심의 공동체를 하나님 중심의 예배공동체로 회복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하였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 의지합시다. 사람이 주인 되고 사람이 영광 받는 것을 거부하고 오직 하나님의 영 광만 드러내는 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또 다시 새로운 변화를 시작합시다. 교회의 머리이신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Ecclesia reformata, semper reformanda est' 개혁된 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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