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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7
“‘매 맞는’ 교회, 회개의 메시지 들어야”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대치동 서울교회에서 발생했던 내부 갈등이 만 5년만에 해결됐다. 서울교회는 교회 재정의 90%를 외부 구제에 사용하고 전세계 목회자를 대상으로 수십년간 선교와 신학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국내외에서 가장 모범적 교회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기에 서울교회 사태는 교계는 물론 우리 사회 전반에도 적지 않은 충격과 영향을 끼쳤다.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서울교회 사태가 한국 교회와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미래한국>이 지난 1월말 이종윤 원로목사를 만나 서울교회 문제와 코로나 이후 한국 사회와 교회가 나아갈 길에 대해 얘기를 들었다.

이종윤 목사는 서울교회와 충현교회 등 5개 교회를 개척하거나 담임을 역임했고 전주대 총장, 한국기독교학술원장, 아시아 및 한국로잔위원회 위원장, 세계신약학회 한국장로교신학회 한국군선교신학회 회장, 세계복음주의협의회 교회갱신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신학자와 목회자로서 신학 발전과 교회 개혁에 크게 기여했다. 2010년 은퇴 후에는 한국기독교학술원 외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채 교회 전체와 신학 연구 및 발전에 전념해 은퇴 목회자의 모범을 보였다.



모범적 교회에 들이닥친 환란, 이유는?

- 서울교회 사태가 만 5년에 마무리됐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교회 가운데 하나였는데 그 일로 교회 전체 이미지에 타격을 정도로 충격이 컸었죠. 돌아보면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요?

무엇보다 하나님께 회개했어요. 서울교회가 너무 잘나가니까 자기 만족에 도취해 있었어요. 안 되는 게 없었어요. 이 교회는 잘 되는 교회다, 하나님이 확 열어주셨다 하며 교인 전부가 교회에 대한 긍지가 대단했어요. 제가 설교할 때 프랑스에서 온 분들도 칼빈주의에 대해 처음 알았다면서 깜짝 놀랐어요.

서울교회는 그만큼 크게 부흥했지만 너무 자만했지요. 그래도 감사한 점은 돈이나 정치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크고 작은 교회 문제들이 돈과 타협으로 해결돼 왔던 게 부끄러운 사실이지요. 저는 진리가 이긴다는 것을 믿고 성경에서 가르치는 대로 사실에 입각해 조금의 거짓 없이 임했어요.

-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떤 방법으로 사태를 해결하신 건가요?

우리 교회는 처음부터 교회 수입의 십분의 일을 하나님께 바치는 게 아니라 십분의 구를 하나님께 바치자는 뜻을 가졌습니다. 우리 교회는 다른 교회를 세우기 위해 세워진 교회예요. 그런 목표로 목회자 세미나도 해서 다른 교회에 목회자를 세우고 김치세미나(Korea Institute for Mission and Church renewal International)를 통해 외국 교회도 세워주는 등의 일을 계속해왔습니다.

우리는 어려움을 당하면서도 다른 교회를 많이 도왔어요. 그 결과 선교사가 87명까지 됐었어요. 선교사가 파견될 각 나라의 형편에 맞게 돈도 지급했어요. 이런 면에서 교회가 굉장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그런 교회에 5년 전 문제가 발생했고 지난 2년간 교회당을 빼앗겼습니다. 문제를 일으킨 분들이 용역을 시켜 소화기로 유리창을 부수고 예배당에 들어와 직원들도 내쫓고 본당을 차지했지요. 그 바람에 교인들이 다치기도 했습니다. 예배당은 총유(總有) 재산이에요.

법원이 서울교회를 임차한 것으로 할 때 날짜를 계산해 38억 원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려 이번 사태와 관련 있는 100명의 책임 있는 사람들을 찾아 모두에게 전달했습니다. 그들이 재산이 압류돼 견디기 어렵게 되자 박노철 목사에게 해결하라고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그 판결이 나오자 비로소 박 목사가 내게 와서 무릎 꿇고 엎드리더군요. 박 목사는 울면서 자신이 회개했다는 것, 오판해서 많은 성도들을 미혹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이 키운 양이니 이분들이 서울교회로 돌아오면 받아주셨으면 좋겠다는 세 가지 얘기를 해요.

저는 그를 일으켜 세우고 ‘당신 말대로 당신에게 회개할 마음을 주셨으니 하나님께서 다시 쓰실 것’이라고 했고, 두 번째 나에 대한 사과에 대해 나도 용서해야 한다고 했어요. 세 번째 교인들이 다시 돌아오면 받아줄 수 있느냐는 것은 대답 못한다고 했어요. 나 개인이 용서하고 말고 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공동의회가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서울교회는 목사와 장로 등 항존직은 6년 시무 후 1년 안식년을 갖고 이후 재신임을 물어 당회원의 3분의2 이상 찬성해야 집무하는 규정이 있다. 이종윤 목사 은퇴 이후 청빙된 박노철 목사가 표절설교 시비, 법인카드 사적 사용 시비 등으로 재신임이 불투명해지자 안식년제가 총회 헌법과 대치된다며 무효를 주장하면서 문제가 불거졌고 급기야 박노철 목사 지지와 반대를 둘러싸고 분열, 폭력사태가 발생해 총회와 법원 소송에까지 가는 상황이 됐다.

서울교회 사태에 관해 총회재판국은 2019년 12월 최종적으로 박노철 목사에게 정직 6개월과 출교를 판결했고 이후 박 목사가 제기한 재심 요청도 모두 기각했다. 2020년 10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분쟁소송에서 박노철 목사 측이 2018년부터 용역 등의 강제력을 동원해 예배당을 불법 점거했다고 최종 판단해 박 목사 측에게 38억여 원을 원로목사 측에 배상하고 교회를 정상적으로 양도하기 전까지 매달 1억2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철조망과 용접 구조물까지 설치하며 예배당을 점거하고 있던 박노철 목사 측은 결국 10월 21일 예배당을 본 교회에 인계했다.


- 5년간 어려운 시기를 겪었는데 서울교회는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분명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를 다시 살려주셨으니까 더 겸손하게 더 열심히 해야겠지요.

- 앞서 “교회가 너무 잘 돼 자만했고 회개했다”고 하셨는데 목사님은 신학대 재학 중 군대에 갔다가 군목이 되고 이미 군내 교회를 건립하신 것으로 압니다. 전무후무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 사연이 궁금합니다.

내가 회개하는 것은 그동안 너무 잘 달려왔다는 거예요. 개척하는 교회들은 교인이 안 와 걱정이지만 나는 평생 교인이 없는 문제로 고민한 적이 없었습니다.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 이등병 시절 처음으로 교회를 세웠습니다.

대대원이 600명인데 그중 500명이 교인이에요. 그 부대에 한 특무상사가 있었는데 사고를 많이 쳐서 전출이 안 돼요. 술고래에다 생활도 엉망이었어요. 그가 낭떠러지에 앉아 자살을 고민하던 차에 저를 만난 거예요. 나와 상담한 뒤 회심했고 그날부터 예수를 믿기 시작했습니다.

한번은 그가 성탄절 예배가 끝나고 ‘목사님,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셨는데 우리도 성탄절을 맞아 하나님께 뭔가를 바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말을 해요. 깜짝 놀라 ‘뭘 바치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더니 ‘예배당 지어 바칩시다’ 라고 해요. 모두가 놀랐습니다.

‘이 추운 겨울에, 더군다나 강원도는 제일 추운데, 여기에 예배당을 짓습니까?’라고 물으니 ‘군대에서는 못할 게 없습니다. 삽 한 자루만 갖고 있으면 다 합니다’라고 해요. ‘알겠습니다. 제가 곧 기도해보겠습니다’ 하고 그날 저녁에 내 숙소에 가서 노트에다 지을 예배당 그림을 그렸습니다.

군목이나 군종병이 아니고 일반병 그것도 이등병으로 설교를 한 계기는 이래요. 연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후 군목이 내가 신학생인 걸 알고 설교를 부탁하는 거예요. 내가 설교를 한 후 연대장이 나가면서 참모장에게 나를 설교하게 하도록 지시했어요. 군종 하사관이 3명이나 있는데 이등병인 나에게 설교하라고 한 거죠.

그후 대대에 복귀하자 대대장이 ‘부대원이 없는 연대에도 군목이 있는데 실제 병력이 있는 대대에는 군목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오늘부터 우리 부대에서는 네가 군목이야’ 그래요. 그뒤부터 훈련 나가기 전에 내가 기도하고 나가고, 무슨 사격대회를 해도 내가 기도하고 나갔어요. 우리 부대가 뭐든지 1등이었죠.

예배당을 짓게 되자 입대 전에 출석하던 충현교회 김창인 목사님이 장의자 70개를 보내줬어요. 군목이 되니 민간에 봉사할 책임을 느껴 부대가 주둔한 금화에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학교를 세우기도 했어요. 군청의 대학 졸업자와 군대의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에게 부탁해 영어, 수학을 맡아달라고 했어요. 성경과 농업은 내가 가르쳤어요.

이등병 시절 첫 교회 건립

- 코로나 시대 방역 문제로 한국 교회가 공공의 적이 되다시피 지탄을 받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전염병 문제는 구약시대, 예수님 때에도 있었습니다. 그때 나병 환자들이 격리돼 있었잖아요. 그것도 전염병이라고 생각했었죠. 중세기에도 흑사병으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죽었어요. 독감으로 죽은 사람도 많고요.

하지만 세상을 창조할 때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고 했어요. 그때는 병이 없었습니다. 질병은 인간이 죄를 짓고 타락하면서 몸에 생기기 시작했어요. 사람에게는 질병이 생기고 자연에도 엉겅퀴와 가시덤불이 생겼지요. 자연도 저주를 받은 것이죠.

유대인들은 질병이 생기면 하나님의 저주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건 아니에요. 예수님은 눈먼 사람에 대해 ‘저 사람이 눈이 먼 것은 자기 죄값입니까?’라고 물으면 ‘자기 죄값도 아니고 다른 누구의 죄값도 아니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하셨어요. 예수님이 이렇게 분명히 말씀하셨는데도 지금도 한국 교회 일부에서는 질병은 하나님의 저주라고 하지요. 어떤 면에서는 맞는 점도 있고 틀린 점도 있어요.

이번에 코로나 사태를 보고 저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세계적으로 팬데믹 현상이 일어났는데 왜 전 세계가 한꺼번에 이같이 고통을 받느냐는 것이에요. 우선 코로나가 중국 우한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그 당시 중국의 종교법이 바뀌었어요. 특별히 기독교는 가정예배를 드릴 때 한 시간 동안 중국 정부가 공산당 선전을 하라고 지시합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온전히 드리는 게 아닙니다.

두 번째는 예배당의 십자가를 떼고 시진핑의 사진을 붙였습니다. 선교사들을 전부 추방시켰어요. 교회 지도자들을 감옥에 집어넣었어요. 바로 그 무렵에 우한 코로나가 생겨 인간에게 퍼진 것이죠. 전에도 이런 예가 많이 있었어요. 인간이 죄를 지으니 짐승도 저주를 받고 도륙을 당했어요.

문제는 중국만 피해를 당하는 게 아니라 한국에도 왔죠. 새벽기도도 많이 하고 대형 교회도 많고 선교사도 많은 한국에 왜 이런 질병이 왔는가. 한국 교회를 돌이켜보면 자랑할 것도 많지만 세계에서 이단을 제일 많이 배출한 나라이기도 해요. 그 다음 매를 맞은 나라가 이탈리아, 스페인 등 가톨릭 나라들이고 그 다음이 중동의 이란 등 이슬람 나라예요.

그 다음은 일본이고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소위 선진국들도 매를 맞았어요. 인간 만세를 부르는 나라들이죠. 경제력이 모든 것이라고 하는 나라들, 지식과 과학, 군사력으로 세계를 다스릴 수 있다고 보는 오만한 나라들이 매를 맞고 있는 겁니다. 전 세계가 이유 없이 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아요. 아마존 같은 밀림 지역에 어떻게 코로나가 생기겠어요.

“비대면 예배는 교회가 매를 맞고 있는 것”

- 한국 교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겠습니까?

한국 교회가 정신 차려야 해요. 교인들을 향해 외쳐야 하죠. ‘여러분이 잘못하고 있다. 하나님께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는 우리가 정말 잘못한 것을 고백할 수 없어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예요.

교회의 본질은 삼위일체의 하나님, 성부 성자 성령의 하나님으로 교회를 결속해야 한다는 거예요. 교회는 하나님의 총회, 모임이에요. 혼자서 교회가 못돼요. 비대면은 예배가 아닙니다. 있을 수 없어요. 모여야 하나님께 예배가 가능한 거예요.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 되신 자리에 있어야지 목사 집사 장로 권사가 중심이 아니에요. 예수님이 우리 머리 위에, 예수님을 위한 교회라는 것을 잊었다는 거예요. 어느 특정한 목사의 교회가 아니라는 것이죠. 세 번째는 성령의 교통하심이에요.

교통은 굉장히 중요해요. 성도의 교제가 없으면 교회가 아니에요. 비대면하면서 어떻게 교제하겠습니까. 헌금이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는데 나 혼자 만나는 게 아니라 온 국민이 같이 하나님을 만나야 한다는 거예요.

- 하지만 정부의 비대면 예배 지침을 교회가 공공의 선을 위해 따를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요?

따르느냐 아니냐를 떠나 교인도 한 나라의 백성입니다. 국가에 모든 권력을 준 이유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고 하나님을 잘 섬기는 교회를 만들라고 정부에 칼을 준 것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는 지켜야죠. 세금을 내는 그런 행위들 말이에요.

그러나 동시에 당연한 것이라고 무조건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죠. 아직도 비대면 예배를 종교지도자들이 의무적으로 마땅히 해야 할 것처럼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이건 마땅히 해야 할 것이 아니에요. 매를 맞고 있는 거예요.

코로나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몇 백 년 만에 한 번씩 오는 질병으로 벌(罰)인데 중국과 북한 같은 나라는 아직도 국경을 봉쇄하고 있잖아요. 이런 것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죠.

- 앞으로 한국 교회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한국 교회가 슬프게도 양적으로는 커졌지만 질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요.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병행해야 합니다. 질적으로 우수한 교회는 양적으로 커지게 돼 있어요. 큰 교회가 질적으로 빈약하다? 그렇지 않아요. 질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큰 교회가 된 거예요. 큰 교회가 된 만큼 질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한 거예요.

순교자적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배출하는 것이 사명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된 거예요. 한국 교회를 바라보면서 나 자신도 책임을 많이 느낍니다. 하나님 앞에 죄송하기 짝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가 새벽기도를 하는 것을 자랑하지요? 내가 동구라파에 가서 설교할 때 기도를 5시에 한다고 하니 그 사람들이 오후 5시냐고 물어요. 해가 뜨기 전 새벽을 말한다고 하니 다들 놀랍니다. 자기들은 흉내도 못 내겠다고 해요. 우리가 막다른 골목에 가면 못할 게 없어요.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교회가 겸손해지면 좋겠어요.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인터뷰 / 김범수 미래한국 발행인
정리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출처 : 미래한국 Weekly(http://www.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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