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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9
무익한 종에게 넘치게 베푸신 은혜만 기억하며 물러나려 합니다

 저는 이제 정해진 교단법에 따라 시무장로직 은퇴라는 시간을 맞았습니다. 물론 신앙생활에 은퇴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제 신앙 역정에 큰 전환의 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동안 심히 부족한 저를 ‘내 사랑 서울교회’의 시무장로로 부르시고, 맡겨주신 중책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때마다 개입하여 주시며 끝까지 인도하여 주신 하나님께, 그리고 이를 가능하도록 기도와 배려와 사랑으로 도와주신 여러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매주일 어깨를 누르던 육신의 짐은 가벼워지지만 동역자들께 남겨둔 많은 일 때문에 마음의 짐은 여전히 무겁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사명에 성공해야 인생에 성공하는 것이라는 각오로 최대한 순종했습니다. 교회와 성도 간의 소통이 장로의 가장 보람된 역할이라는 다짐으로 부지런히 뛰어다녔습니다. 나태했다는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앞만 보며 열심히 달렸습니다. 저로 인해 한 성도도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매사 조심하며 일했습니다.
 그러나 되돌아볼 때 부족하고 부끄럽고 죄송했던 일들만 기억에 맴돕니다.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 없이 하고자 노력했지만 심히 부족했습니다. 성도 한 분 한 분의 작은 신음에도 세심히 관심 기울이지 못했습니다. 임직 당시 다짐한 ‘맡은 자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취하지 말라’는 말씀을 매주일 의식했지만 불민한 까닭에 자주 실수하였고, 그 과정에서 상처 입은 여러 성도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죄를 구합니다.
 무엇보다도 당회원으로서 세심히 살피지 못해 분쟁을 미리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아직도 깊은 상흔이 남아 있는 분들께 너그러운 용서를 부탁드립니다.
 하나님은 작은 일 어느 하나도 그저 시키시지 않고 엄청난 보람으로 몇백 배 보상해 주셨습니다.
 교회 분쟁이라는 처음 경험해 보는 환란을 만나 견디기 힘든 고통스런 순간도 있었지만 분에 넘치는 사랑으로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질책 받을 일들이 많았을 텐데도 모두들 아무런 내색 없이 무조건적인 사랑과 지지를 보내 주셔서 작은 열매라도 맺을 수 있었습니다.
 저보다 더 고통받고 수고한 분들이 정말 많이 계심에도 개인적으로 수고했다는 따뜻한 격려를 들을 때마다 심히 민망하고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며 오직 교회가 부르신 여러 사역에 귀히 쓰임 받는 기회와 여건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 기도와 물질과 헌신으로 함께 동참해 주신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허락하신다면 여러 성도님들께 드릴 소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교회 개척기에 감상했던 청년부 연극 중의 대사 한 구절이 기억납니다.
 ‘오늘 부를 노래가 있다면 오늘 부르십시오, 내일은 부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입니다. 곧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순간이 올지 모릅니다. 무작정 무기한 기다려 주지도 않습니다. 아직도 할 일 많은 서울교회에는 여러분의 섬김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닌, 교회가 필요로 하는 곳에 묵묵히 순종하며 나아가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또 한 가지 드릴 간청의 말씀이 있습니다.
 전쟁영웅 처칠은 전쟁할 때는 과감하고 승리할 때는 관용하라고 했습니다.
 ‘할 수 있는 대로 모든 사람과 평화하라’는 말씀처럼, 쉽게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겠지만 분쟁 중 우리 옆을 떠난 분들께 여러분의 마음을 열기를 원합니다. 또 저희를 아주 힘들게 했던 분들에 대하여도 예수님처럼 저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여기고 용서하는 마음을 가지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이제 ‘명한대로 행하였다고 종에게 사례하겠느냐’는 말씀처럼 무익한 종에게 넘치게 베푸신 은혜만 기억하며 물러나려 합니다. 온전히 타버린 번제물처럼 조그마한 사역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기 위해 철저히 비우겠습니다.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서 우리 조상들과 함께 계시던 것 같이 우리와 함께 계시옵고 우리를 떠나지 마시오며 버리지 마시옵고....’(왕상 8:57)라는 말씀처럼 사람 어느 누구도 아닌, 오직 하나님께서 계속 우리 서울교회와 함께 하시기만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교회 안과 밖, 그리고 멀리서 가까이서, 한발 물러서 묵묵히 교회를 위해 기도하면서, 더욱 많은 시간을 갖고 그동안 집중하지 못했던 말씀 앞에 더 가까이 나아가겠습니다.
 이제 여러분께 맡기고 가는 남겨진 사역에 오직 힘찬 박수만 보낼 준비를 하렵니다.
 마지막으로 염치없지만 부족한 종을 위해 아침의 태양도 아름답지만 석양이 더 아름다운 삶이 될 수 있도록, 지나간 세월보다 남은 생에 더 축복하여 주시도록 계속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전 15:10)
 지난 시간들, 많은 분들의 사랑과 배려로 마음껏 달릴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당회서기, 특별위원회 위원장, 바자 본부장, 찬양위원회 위원장, 새가족부 부장, 구제위원회 위원, 멀티미디어부 위원, 장학회 위원

임상헌 장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