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품에 안겨 안식하실 목사님>
우리들의 삶과 죽음을 한 손에 쥐고 계신 전능왕 아버지 하나님!
어언 고 이종윤 목사님을 저 천국으로 보내 드린지 한 해가 지나, 오매불망 그리움을 안고 지금 이곳에 추도예배로 모이게 하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서울교회 가족들은 주체할 수 없는 서러움과 하염없는 눈물로 눈시울을 뜨겁게 했던 1년 전 애통의 그날을 떠올립니다. 목사님은 오직 하나님 면전에서 행하시며 사랑하는 양들만을 위하여, 주님이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하시던 말씀을 당신이 몸소 실천하시어 순종의 본을 보이셨으니, 그 하나님 사랑 이웃사랑은 오직 주께 영광을 돌려 드리며 우리 뭇 양들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성숙한 신앙인의 귀감이 될 줄로 믿습니다. 때때로 우렁찬 목사님의 음성이 메아리쳐 들려옵니다.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온 힘을 다 쏟아 내시던 그 사자후 같은 음성이 저희들의 가슴과 귓전을 흔들고 지나갑니다. 비록 육신은 땅에 묻혀 계시지만 그 영혼은 영생의 나라 아브라함의 품 안에서 안식하고 계심을 믿습니다. 우리들은 목사님의 그 숭고하고 거룩한 뜻을 이어 받아 몸된 교회 회복과 부흥에 온 힘을 다하지만 아직 부족함에 안타까움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 우리 모두가 남은 그루터기가 되어 하나 되게 하시고 손달익 위임목사님께 영력을 칠 배나 더 부어 주시어 일취월장(日就月將)의 서울교회가 되도록 하시옵소서.
홍순복 사모님 외롭지 않게 하시고 모든 자녀 손들에게도 시온의 대로를 열어 주시고 형통한 복으로 채워 주시옵소서. 이 시간 머리숙인 우리 모두가 위임목사님을 통하여 주실 말씀으로 은혜 받게 하시고 한 분 성령님의 인도를 받게 하옵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 되시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참 목자의 삶을 사신 목사님>
그리운 이종윤 목사님, 서울교회 성도님들은 참 목자를 만나 참 신앙을 배운 행복자들입니다.
1988년 이종윤 목사님은 저희 가정이 섬기고 있던 교회에 위임목사로 오시었습니다. 남편 오정수 장로는 37세의 나이에 장로가 되어 위로 70여 분의 선배 장로님들 밑에서 목사님을 아버지처럼 모시고 열심으로 교회를 섬기면서 생전에 그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는 오묘하셔서 우리 가정은 아브라함이 본토와 친척과 아비집을 떠난 것처럼 그렇게 모교회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모든 누명을 홀로 뒤집어 쓰시고 혹시 교회에 분쟁이라도 일어날까 봐 조용히 도미하셨던 이 목사님은 1991년 가을, 삭발을 하신 모습으로 하나님의 양들을 위하여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그리고 2023년 1월 18일(수) 영원한 안식에 들어가실 때까지, 그 분의 삶에는 오직 서울교회와 하나님 한 분만 계셨습니다.
1991년 10월 6일 논현동 신축건물 콘크리트 바닥에 엎드려서 169명의 성도들은 이 목사님을 모시고 눈물로 첫 번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날의 감격은 아마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논현동에서 반포동을 거쳐 여기 대치동 성전으로 와서 서울교회는 하나님을 앞세우고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교회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울 때도 목사님은 우리보다 더 어려운 교회들을 돕고 섬기셨습니다. 목사님께서 생전에 서울교회와 한국교회에 기여한 업적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이나 그 상은 이미 하나님께 받으신 줄로 믿습니다.
근엄하신 모습과는 달리 목사님의 내면은 한없이 따뜻하셨습니다. 그 많은 성도들을 어떻게 다 아시는지 주일이 지나면 교역자 회의에서 출석하지 않으신 분들을 일일이 호명하시며 무슨 일이 있으신지, 편찮은 건 아니신지 알아보라고 하시며 부목사님들을 채근하곤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또 치과 치료가 여의치 않은 어느 노 권사에게는 목사님께서 치료비를 다 부담하시며 치료의 길을 열어주시기도 하셨지요.
평생 하나님 목회를 하시느라 옆도 뒤도 안 돌아보시던 이 목사님은 항상 자신을 불탄 포도넝쿨에 비유하셨고, 무익한 종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설교에서는 다시 목회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의 허물을 성도들 앞에 정직하게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도 하셨습니다.
그러나 목사님, 목사님은 우리에게 용서를 구하실 일이 없습니다. 이 목사님은 단 한 번도 자기의 영광을 구하지 않으셨고 거리낌 없이 하나님 말씀을 전하시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자나깨나 우리를 가르치신 것을 하나님께서 아시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목사님!
지금은 편하게 안식하고 계시는지요?
혹시 아직도 서울교회를 걱정하고 계시지는 않으신지요?
교회가 어려움을 겪으며 부쩍 쇠잔해지셨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목사님은 훌쩍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휠체어를 타시고라도 예배당에 이 목사님이 계실 때면 아버지가 집에 계신 것처럼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든든했습니다.
목사님!
목사님의 가르침대로 우리가 더 열심히 서울교회를 섬기겠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목사님 너무 그립습니다!
<사도바울을 닮고 싶으셨던 목사님>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에 다 때가 있다고 하신 하나님의 섭리에 따라 Coram Deo와 신행일치(信行一致)의 삶을 몸소 실천하신 故 이종윤 목사님께서 소천하신지 1년이 되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충성스러운 종으로 평생 사역하시고 사도바울을 닮고 싶으셨던 목사님께서는 몸의 기력이 다 소진될 때까지 휠체어를 타시며 그 달려갈 길을 다 마치셨습니다. 목사님께서는 나를 본받으라고 말씀하실 자격이 충분하셨습니다.
단상에서 근엄하신 모습과는 다르게 속마음은 따뜻하셔서 "내 사랑하는 서울교회여~"라고 말씀하실 때에 목이 메이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한번은 설교 중 노인들에게 계단을 내려갈 때 난간을 잡으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마지막 한 계단을 남기고 넘어져 골절되는 분들이 종종 생기는것을 볼 때마다 목사님 말씀이 생각납니다. 또 수요 2부예배 기도 중에 "교회가 세상의 희망(Hope)이 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적이 있는데 목사님께서 천국의 언어는 희망이 아닌 소망(Hope)이라는 거룩히 구별된 말을 사용해야 된다고 알려주신 것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맡겨진바 된 많은 양들을 옳은 곳으로 인도해 주신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목사님!
<주 안에서 하나된 공동체 되게 하신 목사님>
코람데오 하나님 면전에서의 삶을 가르쳐 주신 목사님, 오늘도 우리는 그 말씀을 기억하면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봅니다. 목사님께서 하나님 품으로 가신지가 벌써 1년이 된 지금 청지기 된 우리는 교회에 있으나 마나한 사람인지, 꼭 필요한 사람인지, 협조적 방해꾼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목사님 살아생전에 시간의 소중함을 가르쳐 주실 때 “내가 5분 늦으면 다른 사람 시간을 그만큼 빼앗는 것입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납니다.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벽을 깨우며 여러 목사님들과 함께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재해석하시며 후손들에게 바르게 가르쳐 주어야 한다고 기도하시고 연구하시어 한국 교회에 새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남겨주셨지요. 그 새벽에 봉사자들과 함께 목사님들의 식사를 기쁨으로 준비했던 것이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목사님께서 늘 서울교회의 연합을 원하셨던 것처럼 서울교회 온가족은 지난 여름 한마음축제도 잘 치루었답니다. 어느 해인가 교회가 체육대회를 할 때 결혼식 관계로 저를 포함한 만나홀 직원들은 참석을 못할 것 같다고 식사를 하러 오신 목사님께 말씀 드리니 목사님은 한 사람도 빠지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만나홀 직원들은 도무지 갈 수 없는 상황이었으나 목사님 말씀을 순종하려고 하니 다른 길이 열리는 체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손님 접대하시기를 좋아하셨던 목사님, 목회자 세미나, 킴치 세미나 등을 하면서 장로님, 권사님, 안수집사님들이 때로는 힘들기도 했지만 잘 감당하도록 격려하시며 주님을 위하여 거룩한 낭비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목사님께서 서울교회 성도들의 신앙과 삶의 자세의 틀을 잘 잡아주셔서 손달익 위임목사님과 함께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부족하지만 열심히 성령 충만을 기도하며 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목사님 감사합니다. 하나님 면전에서의 삶, 세월을 아끼는 삶, 화목하는 삶, 연합하는 삶, 순종의 삶을 가르쳐 주신 목사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사랑하고 존경하는 이종윤 목사님을 추모합니다.
<보고 싶은 목사님>
존경하고 꼭 다시 뵙고 싶은 이종윤 목사님!
하늘에서 서울교회 늘 보고 계시지요?
저는 주일 만나홀에서 설거지하며 목사님을 가까이서 뵐 수 있었습니다. 항상 먼저 식사하지 않으시고, 홍순복 사모님을 30분 넘게 기다리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오랜만에 미국에서 온 가족과도 외식을 마다하고, 8층에서 식사하시는 모습을 보며 숙연해진 적도 있었습니다.
영적으로 미숙했던 저에게 목사님의 말씀은 제 믿음의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하셨습니다. 이 신앙의 뿌리가 이제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목사님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신행일치의 삶을 살겠습니다.
이제 서울교회 50주년, 100주년을 고대하고 준비하며, 날마다 주님께 더 다가가고, 기도하는 저희들 되겠습니다.
그리운 목사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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